'꿈의 무대' 누빈 새내기 국대…"순간순간이 선물 같았던 대회"

여기는 마스터스!

ANWA 최종라운드 마친 정민서
"마스터스 대회보며 공략법 연구
8오버 쳤지만 후회없이 플레이"
경기를 마친 정민서가 6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꿈의 무대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제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해봤어요. 완벽한 코스에서 마음껏 도전한 것만으로도 선물 같은 대회였습니다.”

6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만난 정민서(19)의 얼굴은 기분 좋게 상기돼 있었다. 오거스타내셔널 여자 아마추어(ANWA) 최종 3라운드에서 11오버파 83타를 치고 최종 합계 8오버파 224타를 기록했지만 “후회 없는 플레이를 해 많은 것을 얻어 간 대회였다”며 눈을 반짝거렸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주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는 세계랭킹 등을 기준으로 최고의 여자 골프 아마추어 72명을 초청한다. 리트리트GC(파72)에서 1·2라운드를 거치고 상위 30명만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최종 라운드를 치른다. 올해 한국에서는 정민서와 오수민(17)이 출전했다. 오수민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정민서는 올해 국가대표로 발탁된 한국 여자골프 기대주다. 지난해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한 11개 대회에 출전해 10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정민서는 ‘잘 준비해 반드시 최종 라운드까지 가야겠다’고 각오를 다진 뒤 유튜브로 마스터스 대회 장면을 돌려보며 코스 공략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실제로 경험한 오거스타내셔널은 무시무시했다. “정말 어려웠지만 너무나 완벽한 코스 상태에서 경기하는 순간순간이 행복했어요.”

꼼꼼한 사전 준비는 16번홀(파3)에서 빛을 발했다. “잰더 쇼플리(미국)가 그린 뒤편에 꽂혀 있는 핀에 딱 붙이는 장면을 봤어요. 똑같은 자리에 핀이 꽂혀 있었습니다. 거리가 생각보다 멀고 그린 경사도 심했지만 쇼플리처럼 공략했고, 딱 맞아떨어졌죠.”

‘아멘코너’ 마의 홀로 꼽히는 12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두 번이나 물에 빠져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했다. 그는 “너무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며 욕심을 부리긴 했지만 아마추어로서 해볼 수 있는 것을 다 해봤다”고 말했다.

정민서는 올 하반기 프로로 전향한다. 선수 보는 눈이 밝기로 유명한 KB금융그룹이 일찌감치 후원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을 받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