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은 명함도 못 내민다…찐부자 몰리는 '특별한 서비스' [양현주의 슈퍼리치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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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수백억대 자산가들…'패밀리 오피스' 전성시대
변동성 장세는 또 다른 기회
"체력 좋은 美 성장주 담아라"


7일 글로벌 자산정보회사 알트라타에 따르면 2022년 39만5070명 수준이었던 자산 3000만달러(약 440억원) 이상의 전세계 초고액자산가는 수는 2027년 52만81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자산은 세계 총자산의 10.6%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고객 금융자산 기준은 10억~1000억원까지 다양하다. 이 중 삼성증권이 투자 가능 자산 1000억원 이상, 예탁자산 300억원 이상으로 가장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패밀리오피스는 개인 투자 성향에 맞는 맞춤형 투자 전략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법률·세무·부동산·승계 관련 종합적인 재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제휴사를 통해 미국 현지법인 설립 및 관리 서비스를, NH투자증권은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나이트프랭크와 협력해 해외 부동산 투자 및 개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속 및 증여 역시 중요 서비스 중 하나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오너 2세들을 위한 1대1 맞춤형 재무 교육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가업 승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조언해준다.
다만 아직 국내 증권사 패밀리 오피스는 아직 초기 단계로 자문 서비스 유료화, 대체투자 기회 확대, IB 연계 강화 등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해외 패밀리 오피스는 자산관리 서비스에 자문보수, 거래 플랫폼 사용 수수료 등을 부과한다. 하지만 국내 패밀리오피스는 자문보수나 시간당 비용을 고객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상품 판매 수수료로만 수익을 올릴 수 밖에 없어 불필요하게 잦은 거래를 권유하거나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인 투자 성과보다 증권사의 단기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춰 투자 관리 서비스가 운영될 위험이 있다"며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포함한 자산관리 사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수수료 체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와 IB부문의 연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패밀리 오피스 고객의 자산 구성은 주식 20%, 채권 40%, 기타 금융상품 27%, 현금 13% 등 전통 자산 비중이 높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등 외부 중심의 딜 소싱에서 내부 딜 소싱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국내 부유층의 자산이 해외로 빠르게 유출되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