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4개월 연속 ‘경기 하방’ 경고…"美 관세로 수출 악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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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우리나라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경기 하방’ 표현이 올해에만 4개월 연속 나왔다. 미국 상호관세가 본격화되면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KDI는 분석했다.

KDI는 이날 경제동향서 “우리 경제 대외여건이 급격이 악화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제 통상 여건이 나빠지면서 수출 하방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의 경고 수위는 올해 들어 계속 올라가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경기 개선이 완화되고 있다’는 수준의 표현을 썼다면, 올 1월부터는 경기 하방이라는 보다 직접적인 표현이 쓰이고 있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수출 경기에 대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양호하게 평가했다. 올해부터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과 맞물려 하방 압력에 대해 직접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이날 KDI는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세계경제 전망이 하향조정되면서 수출기업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이달 들어 미국 관세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반도체 투자 등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던 설비투자마저도 관세인상 등의 영향으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여건이 악화되며 향후 설비투자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역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관세 영향으로 수출 여건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년 동기 대비 ICT 수출액 증가율은 2024년 3분기 38.5%에서 4분기 27.5%, 올해 1분기 6.1%로 감소 추세다.

내수를 가름짓는 건설업과 제조업 고용 역시 부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제조업은 8개월째, 건설업은 10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KDI는 “건설투자 부진은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며 “통상환경이 악화되고 지정학적 위험도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DI는 지난 2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2.0%) 대비 석 달 만에 0.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다음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내달 나올 예정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