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 이걸로 투자했더니…세달 만에 수익률 580%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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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W, 적은 금액으로 레버리지 극대화
주가 하락 시 풋ELW로 수익률 방어도
금융당국 규제에 증권사들 사업 중단
업계 "규제 완화로 진입장벽 낮춰야"

ELW로 레버리지 극대화…헤지 활용도 가능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가 기초자산인 '한국KE16한국항공우주콜(Call)' ELW는 올해 들어 만기일인 지난달 13일까지 35원에서 238원으로 580% 뛰었다. 유럽 중심으로 방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완제기(제작을 마친 비행기) 수출이 늘어나 한국항공우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면서다. 이 기간 한국항공우주 개별 종목은 5만5800원에서 8만4300원으로 51.08% 상승했다. ELW로 한국항공우주를 투자했다면 레버리지가 약 11배에 달한 셈이다.ELW는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연계해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으로 사거나(콜) 팔(풋)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파생상품이다. 만기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행사가보다 높다면 차익분에 각 상품의 전환비율을 곱한 금액을 발행사가 지급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손쉽게 거래할 수 있으며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보다 적은 금액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만기일 종가와 행사가의 차익분인 2만3760원에 전환비율(0.01%)을 곱한 약 238원을 ELW 하나당 수익으로 받게 된 셈이다.
한화오션 주가도 올 들어 만기일인 지난달 13일까지 3만7800원에서 7만3500원으로 94.44% 뛰었다.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동맹국이 미 해군 함정·건조 수리 사업을 맡을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까지 통과되면서다. 이에 한화오션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한국57KBCF한화오션콜' ELW는 150원에서 851원으로 463.6% 급등했다. 레버리지만 약 5배에 달했다.
인공지능(AI) 붐에 올라타 상승 곡선을 그렸던 전력기기주 LS일렉트릭도 마찬가지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2월20일부터 5월 말까지 197% 상승했다. 생성형 AI 가동에 필수인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변압기 수요가 커지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이 종목이 기초자산인 '한국57JAKWLS일렉트릭콜' ELW(만기일 지난해 6월13일)는 같은 기간 3857% 치솟았으며 레버리지는 무려 20배에 달했다.
ELW는 주가 상승뿐 아니라 하락에도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보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초자산과 풋ELW를 매수해 주가 상승을 꾀하는 동시에 하락에 대한 위험도 헤지(위험 회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풋옵션은 정해진 행사가에 주식을 팔 권리를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관세 이슈 등으로 당분간 주가나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본다면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풋ELW를 매수해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규제에…ELW 시장 '고사 직전'
이처럼 ELW는 적은 투자금으로도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보유 자산의 가격 변동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관련 시장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LW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당시 일평균 거래대금 1조4890억원과 비교하면 약 16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ELW는 2005년 도입돼 5년 만에 홍콩을 제치고 세계 1위 규모로 성장하기도 했지만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의 난립 등 투기성 문제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강하게 규제하고 나섰다. 기본예탁금 수준을 높이고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의무 등을 강화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규제가 없는 해외시장으로 떠났고 시장이 냉각되자 증권사들도 관련 사업을 잇달아 중단했다. 시장이 활성화한 2010년 당시 참여 증권사는 20여곳에 달했지만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사업을 접으면서 현재 한국투자증권만 ELW를 발행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ELW는 최대 손실이 원금으로 제한되고 추가 증거금 납부 등 원금 초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옵션 매수 계좌 대비 위험도가 낮지만 기본예탁금이 1500만원으로 옵션 매수 계좌(10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기본예탁금 규제 완화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