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호주 증시도 '휘청'…장중 최대 6.5% 하락

호주 10% 상호 관세
중국 보복 관세 영향
7일 시드니의 호주 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표시된 게시판을 지나가던 보행자들이 창문에 비치고 있다. 사진=AFP
7일 시드니의 호주 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표시된 게시판을 지나가던 보행자들이 창문에 비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탄'에 따른 글로벌 무역전쟁 심화 우려 속에 호주 증시도 휘청거렸다.

7일(현지시간) 호주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S&P/ASX200 지수가 장중 최대 6.5%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주식시장이 크게 타격받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 달러 대비 호주 달러 가치나 호주 국채 금리도 크게 떨어졌다.

낮 12시30분 기준 S&P/ASX200 낙폭은 3.7% 수준으로 줄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호주중앙은행(RBA)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치 캐피탈 마켓의 시니어 애널리스트 션 캘로우는 "미국 금리 하락과 침체 우려로 호주 달러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추가 하락 여지는 있다"며 "호주 달러 가치가 0.58 미국 달러까지 떨어져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환 시장에서 1호주달러는 0.6 미국 달러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정부는 호주산 수입품에 10%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호주 경제가 중국 경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받은 중국 경제 둔화 우려로 호주 경제 전망도 악화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미국에 관세 협상 개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트럼프 관세는 세계 무역과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주식 시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미국과 지속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S&P/NZX50 지수도 이날 최대 3.7% 하락했으며 오후 2시30분 기준 3% 내외의 낙폭을 이어가고 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