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충격에 시장은 쑥대밭인데…트럼프 "뷰티풀"

트럼프 "관세, 美에 수십억 달러 가져와…아름다운 광경"
증시 폭락 가운데 플로리다서 골프 즐겨
美 상무 "상호관세 부과 연기 없어"
美 재무 "경제 전진하고 있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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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글로벌 증시가 붕괴하는 와중에도 무역전쟁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작 이에 대해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관세는 이제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가져다주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또 “졸린(Sleepy)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동안 이들 국가(주요 교역국)들의 (대미) 흑자가 더욱 늘어났다”며 “우리는 이 흐름을 뒤집을 것이며, 언젠가 사람들은 미국에 있어 관세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뉴욕증시를 포함한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서도 계속해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3~4일 이틀간 폭락으로 뉴욕증시 시총 약 6조 6000억 달러가 증발한 상황에서도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4일부터 시간을 보냈다. 민주당 소속의 찰스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대통령과 국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 사이의 단절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팀도 관세에 따른 침체 우려에도 계속해서 관세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오는 9일로 예정된 미국의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 부과를 연기하거나 유예할 가능성이 없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 부과 시행을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나’라고 묻자 “연기는 없다. 며칠 또는 몇 주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에게는 모두가 흑자를 보고 우리는 적자를 보는 글로벌 무역(에 대한) 재편이 필요하다”며 “세계 각국은 우리를 갈취하고 있고 이건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전날까지 50여개국 이상이 협상 개시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을 시도한 것이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이 모든 나라들이 우리를 속여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제 그 일을 끝낼 때가 온 것”이라고만 답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 장관도 같은 날 NBC 뉴스에 출연해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시장은 폭락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0년, 아니 미국 역사상 가장 친기업적인 대통령이 되었다”며 “그 후 4년간 (기업의) 실질 수익률은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는 전진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를 (정책에) 반영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무역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의 무역 시스템은 수년에 걸쳐 지속돼온 비정상적인 구조이며 국가안보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 관세가 영구적이냐 혹은 협상을 위한 전술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겠지만, 그가 지금 최대의 협상력을 확보한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