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격차 '역대급'…'이재명 대항마'가 간절한 보수 [신현보의 딥데이터]

보수-진보 격차 7%p…최대 격차 수준
朴 탄핵 정국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
진보 25%…1.5년 만에 최저치 기록
계엄 때 -5%p 기록 후 급반등해 반전
사회적으로 보수 수요 여전한 상황
사진=뉴스1
최근 보수층이 진보층보다 7%포인트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사태 후에도 3개월째 보수층이 더 많은 현상이 이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불구하고 보수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여전히 두터운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진보층이 보수층보다 약 10%포인트 더 많았던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보수 수요를 충족시켜줄 인물론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계엄 후 많아진 보수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갤럽 월간 정치성향 조사서 보수-진보(32% 대 25%) 격차가 7%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 12월 비상계엄 사태 후 -5%포인트로 급락했다 1월 7%포인트, 2월 6%포인트로 3개월째 보수가 더 많았다. 윤 전 대통령이 승리한 지난 대선 기간(2022년 1~3월)에 보수가 2~5%포인트 더 많았던 때보다도 보수층이 많은 셈이다.

7%포인트는 2021년 11월(8%포인트) 이후 가장 큰 격차다. 3년여 만에 보수-진보 격차가 커진 것이다. 대체로 오차범위 내 이동이지만, 진보층의 25%는 2023년 8월 이후 최저치로 파악된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후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던 보수-진보 격차는 최근 다시 7%포인트로 커졌다. /그래프=신현보 기자
이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2017년 초 탄핵 정국 당시 보수-진보 격차(27% 대 37%)는 -10%포인트였다.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대체로 보수층이 더 많았다. 이 기간 진보가 더 많았던 것은 지난해 12월뿐이었고, 동률을 기록한 것은 3개월(2024년 4·9·10월)에 그쳤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후 2021년 7월 이전까지 매월 진보층이 많아왔지만, 문재인 정부 말기에 중도층 상당수가 이탈한 후 보수 성향을 유지한 결과였다.

지난해 4.10 총선이 실시된 4월에도 국민의힘이 대패하긴 했지만, 실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득표율 차이는 5.4%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도 보수층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 국힘 후보 누가 되느냐가 관건

왼쪽부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연합뉴스
사회적으로 보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큰 가운데, 이번 조기 대선에서 보수 대권 후보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선거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재 갤럽 조사를 포함해 주요 대권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일관되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냐에 따라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간 강성 지지층 중에는 '대선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을 했는데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17년 탄핵 정국 초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였고, 민주당 지지율이 보수 정당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그런데 막상 선거를 치뤄보니 나머지 후보를 다 합친 게 문재인 당선자보다 높았다"면서 "현재 정당 지지율은 박빙이고 보수 우위기 때문에 보수 입장에선 그때보단 할만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보수층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홍준표 대구시장은 곧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도 곧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부는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을 결정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