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블랙 먼데이'…코스피 5.5% 급락·환율 5년 만에 최대폭 상승

미국발 관세 공포 확산
외국인 현·선물 시장서 3.5조 매도 폭탄
中·日 지수도 '급락'

미국발 관세 폭탄 여파로 국내 증시가 파랗게 물들었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선물 시장에서 3조원 넘는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중국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7.22포인트(5.57%) 하락한 2328.2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2369까지 오르며 소폭 회복했지만, 오후 들어 우하향하며 2320선까지 주저앉았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6.09포인트(5.25%) 밀린 651.3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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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초반 선물 지수가 급락하며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5분간 발동되기도 했다. 오전 9시12분 코스피 200 선물가격이 하락(5% 이상·1분 이상)한 영향이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8월 이른바 '검은 월요일·금요일' 사태 이후 8개월 만이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2조94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조498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현물 1조6744억원, 2531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연기금은 4307억원을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33원70전 오른 1467원80전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코로나19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환율은 장중 1470원을 웃돌기도 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 중이다. 오후 3시24분 기준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82% 폭락하고 있다. 이날 닛케이225 선물은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발동되기도 했다. 홍콩 항셍지수(-11.76%), 상하이 종합(-7.64%) 지수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발표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힘을 잃으며 수급이 무너졌다"며 "경기 침체 신호는 보이지 않지만, 호재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관세 전쟁 우려가 완화하는 등 변곡점이 될 새로운 이벤트가 나오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세 전쟁 공포가 지수에 과하게 반영됐다고 밝혔다.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반한 국내 증시 바닥(12개월 선행 PBR 0.8배) 2400선까지 하향 돌파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는 작년 4분기 수익률이 부진했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 지수에 비해 덜 하락했다"며 "현재 지수 흐름은 '퍼펙트 스톰'(복합위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위기·외환위기가 나타날 징조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2400선 아래에선 매수하는 관점을 권한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