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지지율 25%p↑…반트럼프가 민심 잡았다

캐나다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
총선서 최다 의석 유력
3개월 새 지지율 25%p 상승
트럼프 강경 대응이 지지율 견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P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P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이 오는 총선에서 최다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80%를 넘는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자체 선거 예측 모델을 인용해 자유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할 확률을 83%, 과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을 73%로 제시했다.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1월 자유당의 최다 의석 확보 확률을 4%로 예측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80%포인트 가까이 오른 수치다.

자유당의 지지율은 올해 들어서만 25%포인트 급등했다. 최근 10년간 31개 선진국을 통틀어 정당 지지율이 100일 만에 25%포인트 이상 오른 사례는 2022년 슬로베니아 자유운동당이 유일하다. 이번 총선에서 자유당의 상승세가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공식 취임한 카니 총리는 25% 고율 관세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제적 압박에 정면으로 맞서며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고 있다. 그는 "미국과의 오랜 관계는 끝났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가 9년간 이끈 자유당은 고물가와 주택가격 급등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며 총선 참패가 예상돼왔다. 그러나 지난 1월 트뤼도 전 총리의 사임 발표를 기점으로 반미 정서가 캐나다 전역에 확산됐고, 이후 대미 강경 대응을 내세운 카니 총리의 등장으로 자유당 지지율이 보수당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1~3일 캐나다 전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자유당은 지지율 46%로 보수당(34%)을 12%포인트 앞섰다. 자유당이 단독으로 과반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소수정당 지지층이 자유당으로 결집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특히 진보 성향 캐나다 신민주당(NDP) 지지층 이탈이 자유당 지지율 상승세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NDP의 현재 지지율은 8%로 2021년 총선 당시(18%)보다 절반 이상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는 NDP가 현재 보유한 24석 중 20석을 잃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9%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