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가뭄…"이문뉴타운·광명 전세 노려라"

이달 수도권 입주 72% 감소

서울 '그란츠리버파크'만 준공
전세대출·주담대 규제도 이어져

이문 '래미안라그란데' 전세 많아
전용 84㎡ 5.5억까지 떨어져
입주 많은 광명도 전셋값 하락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수도권에서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는 토지거래허가제 도입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차단돼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전셋값도 지속해서 올라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등 전세 수요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자는 서울 동북권이나 경기 광명시 등 2분기 집들이 물량이 많은 지역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 이달 서울에선 한 곳만 입주

7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3814가구로 집계됐다. 지난달(2만6337가구)보다 48% 줄어든 수준이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4067가구로, 3월(1만4590가구)보다 72%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에서는 강동구 성내동 ‘그란츠리버파크’(407가구) 한 곳만 집들이할 예정이다. 경기 입주 물량은 1517가구로, 2017년 3월(1346가구) 후 가장 적다. 지난달(7687가구)보다 80% 감소한 규모다.

입주 물량 감소 등으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지난달 31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주일 전보다 0.05% 뛰었다. 1월 셋째 주부터 강보합을 포함해 10주 연속 오름세다. 경기 지역 전셋값은 한 주 새 0.03%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은 과천시는 별양·원문동 위주로, 성남 분당구는 정자·야탑동 위주로 전셋값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도 전세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매매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전세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대출 보증 책임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하향 조정한다.

여기에 7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되면 대출 한도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대출을 끼고 집을 사려던 매입 수요마저 임차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전셋값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출액이 줄어들면 매매 수요가 전·월세 시장에 머물게 되고 임대료는 꾸준히 오를 것”이라며 “공급 부족 지역은 전셋값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경기 광명 등 전세 물건 많아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도 입주 물량 늘어난 지역은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준공이 잇따른 광명은 올해 들어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가가 하락하는 추세다. 광명 전셋값은 지난주 0.20% 내렸다. 올해 들어 하락폭은 3.93%에 달한다. 다음달 입주를 앞둔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3804가구) 등에서 전세 매물이 크게 늘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전세 물건은 6억5000만~7억원 수준에 나와 있다. 분양권 호가는 13억원 안팎이다.

대규모 입주장이 펼쳐진 동대문구 이문·휘경동도 저렴한 전세 물건이 많다. 지난 1월 집들이를 시작한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전용 84㎡ 저층 물건은 5억5000만원 수준까지 내렸다. 오는 6월 1806가구 규모의 ‘휘경자이디센시아’도 준공된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엘리프하이디움’(262가구), 인천 서구 불로동 ‘풍경채어바니티2차’(1734가구) 등도 이달 입주자를 맞는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은 “이문뉴타운 등에선 주변보다 1억원가량 저렴한 전세 물건이 많아 신혼부부 등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동북권 전셋값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