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깨진 비트코인…암호화폐도 '검은 월요일'

글로벌 시장선 8만달러 붕괴
전문가 "매도세 계속될 것"
알트코인은 하락폭 더 커
비트코인이 국내에서 1억2000만원 선이 붕괴하면서 상승장이 시작된 미국 대선(지난해 11월 5일) 직후 가격으로 되돌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충격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8만달러대가 깨졌다. 비트코인 외 암호화폐인 알트코인 하락세는 더 컸다.

7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1억1125만2000원에 거래됐다. 이날 하루 4.2% 내렸고, 전 거래일까지 합치면 9% 넘게 급락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7만4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건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여파가 가시화하면서다. 이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에 대해 “그들은 오랫동안 나쁜 행동을 해왔고, 이는 며칠이나 몇 주 안에 협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일말의 관세 철회 가능성을 기대하던 시장의 기대를 꺾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1분기에만 11.7% 하락해 분기 수익률로는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증시보다는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매도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자산은 미국 주식과 다르게 어느 정도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매도세로 결국 크게 하락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평가했다. 숀 맥널티 팰컨엑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책임자는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 압력이 거세다”며 “비트코인 매도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알트코인 가격은 더욱 심하게 무너졌다. 이더리움은 전 거래일 대비 14.5% 급락한 228만8000원을 기록했다. 엑스알피(옛 리플)은 18.8% 폭락한 2595원에 거래됐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