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엠앤에스, 1년만에 상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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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볼트 파산으로 실적 악화▶마켓인사이트 4월 7일 오후 4시 54분
감사 의견거절 받아 퇴출 우려
2차전지 장비업체 제일엠앤에스가 코스닥시장 입성 1년 만에 상장폐지 대상이 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4월 이익미실현(테슬라) 특례 요건으로 상장했는데 이번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제일엠앤에스는 최근 감사인인 우리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함에 따라 상장폐지 대상이 되면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제일엠앤에스는 2차전지 제조 과정 중 전극 공정에 필요한 믹싱장비 등을 만드는 회사다. 주요 고객사인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파산하자 실적이 고꾸라졌다. 작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296억원에 달했다. 한 해 전 영업이익 18억원에서 대규모 적자로 바뀐 것이다. 노스볼트는 작년 11월 미국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한 후 자금조달 방법을 찾았지만 결국 회사를 되살리는 데 실패했다.
우리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주요 감사 절차에 제약이 발생해 회사의 수익 인식에 대한 합리성, 매출원가 금액의 적정성 등을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 측 회계 기준을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제일엠앤에스 실적도 연거푸 수정됐다. 회사가 결산한 작년 매출 2475억원은 작년 3분기 누적 매출(2848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두 달 전에는 작년 매출 4429억원, 영업손실 464억원을 거뒀다고 잠정 공시했다.
작년 시큐레터에 이어 상장 뒤 단기간에 퇴출 대상에 오르는 일이 반복되자 상장 제도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제일엠앤에스 상장 주관을 맡은 KB증권은 “우량한 재무 구조의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어 매출처의 부도 가능성은 제한되고 매출 우량도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제일엠앤에스는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만큼 KB증권은 공모주 투자자에게 3개월 동안 공모가(2만2000원)의 90% 가격에 되사주는 풋백옵션을 부여했다. 하지만 회사 성장성을 보고 상장 후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