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블랙먼데이…금융위기후 아시아증시 최대 폭락

코스피 -5.5%,항셍 -12.4%, 니케이 -7.8%
관세 32% 맞은 대만 가권 지수 사상 최대 폭락
사진=EPA
트럼프發 관세 충격에 7일(현지시간) 높은 관세가 집중된 아시아 주식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후 최악의 블랙 먼데이를 겪었다.

이 날 대만의 주가 지수는 대만 증시 개장후 사상 최대 하락 기록인 9.8% 폭락했다. 홍콩의 항셍 지수도 12.4% 폭락했고 상하이 지수는 7.3% 떨어졌다.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 225 지수는 7.8% 급락하면서 한 때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됐다.

대표지수인 코스피가 5.5% 급락한 한국 증시는 이 날 프로그램 거래에 대한 매도 주문을 잠시 중단했다. 5년물 국가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은 팬데믹이후로 가장 크게 확대됐다.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이 날 하루만에 8.5% 하락했다. 이는 2008년,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16년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유럽 증시의 스톡스 600도 개장 직후 6% 가까이 폭락하면서 출발했다.

미국 증시의 S&P 500 주가지수 선물도 월가의 거래가 시작되자 마자 약 5%의 급락을 보였다. 지난 한 주사이 5조달러(7,328조원) 가 이미 증발한 상태에서 추가 하락을 시사하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코비드-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같은 전통적인 안전 통화가 급등했다. 채권 가격도 급등,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3.9%로 올랐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국채 수익률은 이 날 22베이시스포인트(1bp=0.01%) 까지 떨어진 3.43%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지난 주 수요일에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로 총 총 50베이시스포인트가 폭락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35%로 올린 것에서 한주일만에 또 다시 45%로 올렸다. JP 모건은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될 확률을 40%에서 60%로 높였다.

트레이더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5번 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날 CME그룹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은 연말까지 125bp의 기준 금리 인하에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이는 0.25%를 5번 인하하는 것에 해당한다. 지난 주만 해도 3번의 인하에 가격이 반영됐었다.

트럼프와 그의 경제팀은 시장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데 대해 일축했다. 또 관세 공세를 옹호하면서 시장은 잊어버리라고 말해 이전의 금융 시장 붕괴와 달리, 미국 정부가 시장 구제나 주가 부양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월가의 헤지펀드 매니저로 트럼프를 지지해온 빌 애크먼에서부터 스탠리 드러켄밀러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조치가 경제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며 비판했다.

퍼싱 스퀘어 펀드의 설립자이자 트럼프의 지지자인 빌 애크먼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할 때 기대한 것이 아니”라며 관세에 대한 90일 유예를 요구했다. 그는 트럼프가 전세계 기업리더들의 신뢰를 잃고 미국을 스스로 ‘경제 핵겨울’로 걸어가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10%를 넘는 관세는 보상에 비해 위험이 더 크다며 외국이 일부 지불한다해도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소비세” 라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이 이끄는 전략가들은 관세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연준의 유보 상태가 계속되면 S&P 500은 7~8% 더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금요일은 S&P500은 2020년 3월 팬데믹 이후로 최악의 이틀 연속 하락으로 6% 하락하면서 5조달러 이상의 가치가 증발됐다. 월가는 그럼에도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