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가 날린 2000달러… 역대급 불운한 패트런 '속출' [여기는 마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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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위크', 공식연습 시작으로 막 올려
악천후로 패트런 입장 3시간만에 대회장 폐쇄 조치
결국 일정 재개 못해
ANGC "월요일 입장객에 환불, 내년도 입장 자격 보장"
패트런 대부분 수천달러대 암표 이용으로 구제 어려워
하지만 올해는 역대 가장 불운한 패트런이 탄생하게 됐다. '마스터스 위크'의 첫날인 7일(현지시간), 악천후로 입장 세시간만에 코스 밖으로 나가야했기 때문이다. 이날 큰 비가 이어지면서 현지시간 오후 3시께 오거스타 내셔널GC는 일정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목요일 개막을 앞두고 월요일부터 연습라운드 등 공식일정을 시작한다. 이날부터 대회가 종료되는 일요일까지 '마스터스 위크' 내내 오거스타 지역 전체가 들썩이는 이유다. 마스터스 위크 내내 오거스타 내셔널 인근에서는 티켓을 사려는 골프팬들이 장사진을 치고, 재거래 사이트에서는 수천달러 대에 티켓이 거래된다.
공식연습 첫날인 이날은 마스터스 위크 가운데 그나마 저렴하게 티켓을 살 수 있는 날이다. 암표 거래 사이트들에 따르면 이날 하루 입장할 수 있는 일일권은 2000달러(약 294만3000원)대에 거래됐다. 오거스타내셔널에 입장해 마스터스 위크에 현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대회 기념품을 구매하고, 선수들의 연습 장면을 보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 셈이다. 그래도 패트런들은 이가격을 치른 것보다 마스터스 위크에 참관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었다.
하지만 점점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오전 11시께 주최측은 혼을 울리고 패트론들에게 코스 밖으로 나가라고 알렸다. 선수들 역시 연습라운드를 치르지 못했고, 일부 선수들만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을 하다가 클럽하우스로 이동해야 했다. 그리고 결국 이날 일정은 연기 끝에 결국 종료됐다. 1년을 기다려 2000달러를 투자해 '꿈의 공간'에 입장했던 이날 패트런들은 단 세시간 만에 마스터스 위크 첫날을 마무리한 셈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이날 오거스타 내셔널을 찾은 대부분의 패트런은 리세일 사이트 등을 통해 구매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마스터스 위크 입장권은 대회 창설 당시 기여한 4만여명에게 대를 이어 제공되는 관람권, 그리고 매년 6월초 추첨을 통해 판매하는 극소수의 티켓 뿐이다. 공식 티켓은 100~150달러대이지만, '명인열전' 직관을 원하는 사람들은 재판매를 통해 수천달러로 구매한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적으로 웃돈 결과다.
오거스타내셔널 측은 원칙적으로 재판매를 통해 구입한 티켓을 인정하지 않는다. 리세일 등 공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취득한 사실이 적발되면 대회에서 퇴장될 수 있다. 이날 오거스타 내셔널을 찾았던 수많은 패트런의 상당수가 환불 발표에도 웃지못한 이유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