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예상 수준 실적에도…관세 우려에 목표가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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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악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돼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 22조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8% 늘었고, 영업이익은 5.7% 줄었다.
영업이익은 실적 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1조252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한달동안 4.14% 상향됐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호실적 전망이 들어맞은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가전(HS·ES) 부문의 호조를 점쳤다. 그는 “LG전자의 가전 부문은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가전 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6% 증가한 98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LG전자의 부문별 세부 실적은 컨퍼런스콜이 열리는 오는 24일 공개된다.
전장(VS) 부문도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 사이즈 대형화 및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외형 성장과 믹스 개선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호실적에도 LG전자의 목표가는 줄하향됐다. 이날 오전 7시30분 현재까지 LG전자의 1분기 실적에 대한 리뷰 보고서를 낸 5개 증권사 중 KB증권(13만원→10만5000원), 대신증권(13만원→12만원), 키움증권(12만원→11만원), DB증권(13만원→11만원) 등 네 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 때문이다. 특히 LG전자의 생산기지가 있는 베트남은 46%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예정으로 발표됐다.
김동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향후 밸류에이션 하락과 수요 불확실성 확대를 반영한다”며 LG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2%와 14% 하향했다. LG전자가 미국 테네시 공장의 증축을 통해 가전과 TV 생산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위축과 수요 둔화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세부 실적이 발표될 때 주목해야 할 부문으로는 신설된 에코솔루션(ES) 부문과 전장 부문이 꼽혔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ES 부문은 올해 1분기까지 다른 사업부보다 매출액 성장성 및 수익성이 아웃퍼폼했을 것”이라며 “향후 추세적 성장성 또한 담보될 수 있을지 여부가 실적 및 주가의 중장기적 핵심 변수”라고 판단했다.
김록호 연구원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구조적인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 및 전기차 수요 정체를 반영해 기존에는 올해 VS 부문의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1분기 실적을 통해 수요 둔화를 극복하는 실적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VS 부문의 이익은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치를 상향했다”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