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속 갤럭시가 삼성전자 구했다…1분기 실적 '선방'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0.15%↓
갤S25 출시 효과로 실적 선방
메모리 부문, 시장 기대 웃돌아
2분기, 관세 탓 낙폭 확대 전망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매장에 전시된 갤럭시S25 시리즈.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납품 지연과 주요 제품 경쟁 심화, 수익성 둔화 등의 악재가 겹친 탓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갤럭시S25 시리즈가 예상을 웃도는 판매량을 올리고 메모리 부문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 79조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9.84%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0.15% 감소한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선 매출 77조1176억원, 영업익 4조96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익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4.9%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으나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 효과, 가전 부문 성과, 메모리 사업 선방 등으로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업계 안팎에선 앞서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 납품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메모리 약세 영향이 겹쳐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내렸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TV·가전 등 주요 제품 경쟁 심화, 디스플레이 수익성 둔화 등의 악재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다만 D램 출하량이 예상을 웃돌면서 선방했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올 2분기 실적은 경고등이 켜졌다. 업계 일각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던진 '관세 폭탄'이 2분기 실적 낙폭을 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 중 약 50%가 상호 관세 46%가 적용되는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영향이 크다.

MX사업부의 경우 1분기 실적이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낸다. 관세 영향이 가시화할 경우 2분기 낙폭이 더 크게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SK증권은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실적 반등을 전망하면서 "갤럭시S25 출시 효과의 희석과 비수기, 경쟁 강도 심화에 따른 디스플레이의 부진은 불가피하나 메모리 출하 반등과 DDR5 고정가격 상승, 낸드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 시작에 따른 메모리 이익 반등으로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지난 4일 "2025년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은 2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할 전망이다. 메모리 부문의 이익 상향으로 인해 전사 영업이익 역시 36조50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6% 상향한다"면서도 "관세 부과로 인해 MX부문의 2분기 이후 수익성을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