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실적에 엇갈린 시선…"불확실성 여전" vs "최선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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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3747억…전년비 138.2%↑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매출액 6조2650억원,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38.2% 증가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실적(매출 5조9425억원, 영업이익 81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른 수혜분 4577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830억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에 대해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 창출 능력이 약해졌다. AMPC·기타 원가·애프터서비스 비용이 분기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리콜이 줄어 애프터서비스 비용이 줄면 '깜짝 실적'이 나오고, 반대로 리콜이 늘어나면 '실적 충격'도 나올 수 있다"며 "1분기 깜짝 실적이 지속 가능한 요인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엔 정보가 부족한 시점이다. 2분기는 실적 변동 요인이 많아 단기 실적에 의존한 투자도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정책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누르는 요인이다. 삼성증권도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조현렬 연구원은 "일회성 이익, AMPC를 제외하면 1분기 실적에서 긍정 요인을 찾기 어렵다"며 "고객사 수요가 변화하는 신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6개월간 IRA 정책·자동차 관세 지속 여부 등 미국의 정책 변화를 확인한 후 펀더멘털(기초체력) 불확실성이 소멸할 전망"이라고 했다.
빅형우 SK증권 연구원도 "당초 1분기를 저점으로 분기마다 실적이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초 호실적으로 실적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내 위치한 한국 배터리는 관세·무역분쟁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겠지만, 교역 규모 위축에 따른 피해는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46파이(지름 46㎜)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신규 수주 모멘텀, 낮은 유통주식 비중을 감안하면 하반기 주가 반등 전망도 유효하다"고 했다. 키움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을 2차전지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미국과 달리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영국과 독일의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39%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프랑스 내 판매량도 4월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판매량이 늘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의 배터리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부터 다시 배터리 재고를 축적할 것으로 예상되며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시장 회복의 수혜를 누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