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주의 유지하던 한화에어로가 변했다…실적 가이던스 첫 공개 [김우섭의 헤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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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성장 국면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을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낮게 잡아 실적 서프라이즈가 나는 게 반복됐다.
이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8일 실적 가이던스를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시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원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실적 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 매출 19조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보다 매출은 60% 가까이,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20% 상회하는 수치다.
작년 매출(11조2401억원)과 비교하면 일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실적 가이던스를 처음으로 공개한 이유는 유상증자와 관련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유상증자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발표한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텅 빈 곳간을 채우기 위한 것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유상증자 직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김 부회장 등 3형제가 거느린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가 들고 있는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3000억원에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가 회사 성장이 아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실적 가이던스 공시를 통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성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이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예고한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고도 발표했다.
유상증자 자금이 대주주 경영권 승계 과정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고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다.
축소된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 확보는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추진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3형제가 지분을 대부분 갖고 있는 회사다. 오해 불식을 위해 오너 일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한다는 뜻이다.
김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