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위기였는데'…20여개 의대 절반 이상 수업 참여
입력
수정
전국 의대 중 15~20곳, 재적생 55% 강의 수강 중
서울대, 5명 제외한 모든 본과생 수업 들어
부산대 등 일부 대학은 '유급 예정 통지서' 발송
일부 대학에서는 수업에 불참한 학생들에게 유급 예정 통지서를 발송하며 학칙에 따른 유급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8일 뉴스1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15~20곳에서 재적생의 55% 이상이 강의를 수강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본과생이며, 교육 당국은 이들이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기준에 따라 52주 이상 병원 실습을 이수해야 하므로 수업에 복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대는 본과 2학년 74명 중 47명(63.5%)이 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는 5명을 제외한 모든 본과생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연세대 본과 4학년은 약 47%가 강의를 수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과생들의 경우는 아직 본과생처럼 뚜렷한 참여 흐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교육 당국과 의료계는 예과생들이 선택 과목 비중이 높아 수강 인원이 분산되기 때문에 참여율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대 등 일부 대학은 등록을 마친 뒤에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유급 예정 통지서'를 보내고 있다.
각 대학이 수업 참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유급'을 언급하기 시작한 셈이다. 부산대는 전날 의대생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이날이 전체 수업 일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시점"이라며 "이날까지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출석 미달로 F 학점 및 유급이 확정된다"고 밝혔다.
연세대 의대는 지난 6일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유급 관련 데드라인을 안내하며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해 줄 것을 학부모들에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과 4학년 중 수업에 불참한 학생들에겐 유급 예정 통지서가 발송될 전망이다.
다만 유급 예정 통지서를 받았다고 해서 즉시 유급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은 이의신청 절차를 두고 있으며, 학기 말 행정 처리를 거쳐 유급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최종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한편 각 대학은 오는 30일까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의료계는 정부가 제시한 정원 확대안인 3058명을 조속히 확정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수업 현장 분위기를 지켜본 뒤 결정할 계획이며, 제출 기한을 특정해 놓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