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월급만 1400만원"…몸값 엄청 뛴 직업의 정체 [클릭 차이나]

샤오펑은 자율 주행 등에서 올해 6000명 고용
항저우의 관련 채용 규모만 2만1000여명
사진=REUTERS
지난달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2025년 봄철 취업 박람회'. 구직자들로 꽉찬 박람회에서 유독 줄에 길게 늘어선 곳은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상담 부스였다.

8일 글로벌타임즈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선 5만개가 넘는 구인 공고가 났다. 대부분은 AI 관련 직책이었다.

AI 알고리즘 개발과 로봇 공학에 채용 집중

국유기업 광둥 라이징홀딩스는 AI와 로봇 공학에 중점을 두고 2000명의 대학 졸업생을 모집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샤오펑은 자율 주행, 스마트 조종석, 지능형 로봇 공학을 포함한 분야에서 올해 6000명의 직원을 고용할 방침이다.

광저우만의 일도 아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동부 항저우에서는 약 830개 기업이 2만1000여명 규모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은 AI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됐다. 대표적인 중국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는 AI 알고리즘 엔지니어와 로봇 모션 제어 알고리즘 엔지니어를 포함한 10개의 직책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월급은 최대 7만위안(약 1400만원) 수준이다.

올해 봄 채용 시즌 동안 AI 산업의 구직자 수는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 로봇 알고리즘 엔지니어 직책의 52%는 석사나 박사 학위를 요구하고 있으며, 45%는 3년 이상의 업무 경험도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용업계 한 관계자는 "AI 산업 인재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증가한건 이제 AI 기술이 더 이상 실험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AI 기술이 산업에 적용되면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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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벗어나 산업 적용 빨라지는 AI

AI 알고리즘 엔지니어뿐 아니라 AI 하드웨어 개발 직책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고성능 AI 가속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데이터 과학자와 관련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화웨이 사내 엔지니어였다가 상하이교통대 교수진에 합류한 왕청은 인민일보를 통해 "AI 가속기는 AI 작업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된 하드웨어"라면서 "방대한 양의 정보를 빠르게 이해하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기기가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같은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AI 가속기 개발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왕펑 베이징사회과학원 부연구원은 글로벌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미래 AI 산업에서 세 가지 유형의 직업이 강조될 것"이라며 "알고리즘 엔지니어와 대규모 모델 개발자를 포함한 핵심 기술 직책, 기술·산업 지식이 모두 필요한 AI 제품 관리자, 데이터 유출과 악의적 공격을 방지하는 AI 윤리·보안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또한 "데이터 주석 작성자와 AI 트레이너와 같은 직책에 대한 수요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