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극단적 관세에 박스권 이탈…낙폭과대 선별 매수를
입력
수정



3월 KOSPI 조정
상승세를 이어가기엔 역부족이었다. 3월 KOSPI는 2%, KOSDAQ은 9.6% 하락했다. 증시 조정 요인들인 미국 빅테크의 주가 조정, 한국 제조업에 부정적인 트럼프의 정책 행보, 국내 정치적 갈등 심화가 모두 반영된 듯하다.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반도체, 방어적 성격의 필수소비재 섹터가 상대적으로 선방했고, 헬스케어를 필두로 대부분 섹터가 부진했다. 월중 순매수 전환했던 외국인은 월말 공매도 재개와 함께 순매도로 재차 전환했다.
불안 요인들의 부상
미국발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증시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단어라 주장한 관세(Tariff)는 현재까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불편한 요인이다. 관세 자체도 부담이지만 정책의 일관성 부재는 증시를 더욱 혼란케 한다. 트럼프의 협상력 역시 1기때와 달라서 이미 겪어본 바 있는 협상 상대국들이 미국의 바람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3월 FOMC를 통해 물가 전망은 높이고, 성장 전망은 낮췄다. 양적 긴축 규모를 줄이긴 했지만 주식시장의 비관론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3월 말 공매도 전면 재개도 투자심리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다. 공매도가 재개된 이틀동안 공매도 거래는 2.6조원을 넘었고, 첫날에만 43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로 지정되었다. 공매도 재개 이후 단 3일만에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현물만 3.5조원 매도했다.
그나마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것이 다행이다. 탄핵 선고 기일이 늦어지면서 탄핵 기각 가능성 대두에 증시 참여자의 불안함이 컸다. 정국 불안정은 미국과의 협상력 약화는 물론 경기부양 정책 대응마저 차질을 불러왔다.
밸류에이션 지지와 기업실적 반등
KOSPI 2460은 2025년 연말 기준 PBR 0.9배 이하다. KOSDAQ은 이미 작년말 저점 수준에 근접해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3% 이하로 하락한 상황에서 배당수익률이 5%가 넘는 상장주식은 50여개에 이른다. 다양한 이유들로 상장기업의 밸류업 정책 발표는 이어지고 있고, 과거보다 주주가치 제고 노력은 강화되었다고 판단한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밸류에이션 매력을 더 높일 것이다.국내 기업실적의 하향조정도 일단락되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가시화되었다. HBM 수요는 견조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업체의 감산과 중국의 내수부양책이 결합하며 가격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메모리업체들의 실적이 이제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공급이 늘어날 상황은 아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는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언제든 반등 가능하며 이는 한국 주식시장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낙폭 과대 선별적 매수
경기 둔화와 물가 불안정 등 중장기 우려 요인은 지속되겠지만, 단기적으로 각종 우려는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KOSPI 2400은 강하게 지지될 수 있는 박스권 하단이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로 삼아볼 만하다. 실적이 뒷받침되고, 관세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반도체, 엔터테인먼트, 조선 업종 등이 상대적으로 좋아 보인다.박스권 하단을 이탈하는 시나리오는 트럼프 관세 정책이 극단적인 대립을 초래하는 경우다. 미국 기업 실적의 하향조정도 부담 요인이나 이미 주가 조정이 상당히 진행되었다고 판단한다. 국가별 협상으로 관세가 인하되거나, 하반기 미국의 감세안 가시화가 증시 방향을 전환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