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메리배라, 1년 만에 다시 만난다

9월 美 행사서 각자 기조연설
작년 '동맹' 맺은 현대차·GM
트럼프發 관세폭탄 대응 공감대
구체적 협력안 내놓을지 주목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오는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만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전 세계 자동차산업이 요동치는 가운데 현대차와 GM 수장이 만나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협력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과 배라 회장은 9월 10~11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오토모티브뉴스 콩그레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미래를 주도하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혁신과 변화’라는 주제의 포럼에 글로벌 자동차업계를 이끄는 두 연사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매년 열리는 이 포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해 자동차산업 동향을 의논하고 있다.

메리 배라 GM 회장
메리 배라 GM 회장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3위, 5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 GM그룹의 정 회장과 배라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전동화 및 첨단 모빌리티로의 전환,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과제 해결을 위한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또 다른 연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 S&P글로벌모빌리티 등의 임원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의 참석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은 두 수장이 1년 만에 다시 만난다는 점에서 현대차와 GM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표할지도 주목된다. 정 회장과 배라 회장은 지난해 9월 뉴욕에서 현대차와 GM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당시 승용차와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 공급망 공동 관리, 친환경 에너지 기술 공동 개발 등을 핵심 협력 분야로 정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상용 전기차와 픽업트럭 공동 개발, 부품 공동 구매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만큼 두 회사가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를 들어 양사가 차량을 공유해 각각 로고를 달아 판매하는 ‘리배징’ 전략을 펼치면 현대차그룹 자동차를 미국 GM 공장에서 생산, 판매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발 관세를 피하고 신차 개발비와 판매망 등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차량용 반도체와 차세대 배터리, 배터리 소재 등을 공동 구매·개발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