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주 신임 대법관 "사회적 약자에 따뜻한 법관 될 것"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이후 103일 만 취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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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주 신임 대법관은 취임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따뜻한 법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법 해석과 적용이 현실에 뿌리를 두고, 국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식에 부합하도록 고민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마 대법관은 9일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헌법을 수호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킨 용감한 법관, 재판에 열과 성을 다하는 헌신적인 법관 그렇지만 당사자,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법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헌법과 법의 정신을 항상 염두에 두겠다"며 "법률의 문언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소수자 보호, 미래지향적 가치 등을 위해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많은 분이 현재의 사법부 상황을 우려하면서 법관의 독립이 법관의 고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고언하고 있다"며 "서로 경험을 나누면서 보다 나은 재판을 고민했던 모습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배 법관의 경험과 노하우를 존중하고 익혀서 발전을 이루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후배 법관의 고충을 이해하고 같이 해결하려는 소통과 배려도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 대법관은 "재판은 신속하면서 공정해야 한다"며 "사법부 전체의 역량과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내부의 지혜를 모아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부 구성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역량을 최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법은 절대적 이성의 산물이지만, 그 해석과 적용은 현실에 뿌리를 둬야 한다. 무엇보다 수범자인 국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식에 맞아야 한다"며 "내가 내린 결론은 상식에 맞는가, 여기에 답할 수 있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올바른 결론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엄중한 상황 속 지난 몇 달 동안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헌법을 수호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며 사법부 본연의 임무인 재판을 충실히 하라는 것이었다"며 "너무나 당연하기에 오히려 소홀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면서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마 대법관은 지난해 12월 27일 퇴임한 김상환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됐으나, 계엄 이후 혼란한 정국이 이어지면서 임명이 보류돼 3개월 넘게 대기했다. 이날 취임은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이후 103일 만이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