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차 신상'에 지갑 열리더니 결국…중고 의류시장 경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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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중고 거래 시장 진출
중고 거래 익숙한 MZ 세대 유입·충성고객 확보 전략

중고 상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소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미 누군가 사용한 흔적이 있어도 고가 브랜드 경험을 위해 구매하거나, 최신 유행 따라 구매한 뒤 시간이 흘러 재판매하는 등 새로운 소비문화가 구축되면서다. 몇 차례에 걸쳐 거래되면서 더 이상 신상이 아니지만 신상품처럼 선호되는 'N차 신상'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소비문화 확산에 패션업계는 중고 의류 거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오는 3분기 패션 중고 상품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정식 출범한다. 패션 제품의 순환성을 높여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모델 '서큘러 이코노미' 측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에 앞서 패션업계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자체 브랜드 중고 거래 플랫폼 오엘오 릴레이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기업 LF도 올해 리세일(중고시장) 브랜드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F 관계자는 "(플랫폼 출시) 일정이나 보상 방식 등 사업 계획에 대한 윤곽은 없다"면서도 "브랜드 측면에서 충성 고객을 더 넓힐 수 있는 긍정적 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 거래 익숙한 MZ…"브랜드 타깃 연령층 낮추는 효과"

업계 관계자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중고 제품 구매에 대한 거부감이 낮은데다 브랜드 체험을 위해 중고로 구매하는 수요도 많다"며 "브랜드 상품에 젊은 층 유입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연령층은 10~30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앱 이용 고객은 10~30세대 비중이 높다. 특히 2개 이상 중고 거래앱을 이용하는 비중은 평균 66.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 플랫폼 시장이 확장되고 있지만 아직은 개인 간 거래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중고 상품이라도 믿을만한 브랜드 플랫폼을 통해 구입하려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패션 브랜드의 중고거래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