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대선 출마 선언…"기재부·檢, 해체 수준으로 개혁"

美 출국길 공항서 대권 출사표 김동연
김동연 경기지사가 9일 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7일 출마 의사를 밝힌 김두관 전 의원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두번 째 대선 후보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미시건주 출장길에 오르기 전 취재진을 만나 "정권교체만으로는 안된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김 지사는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 맞게 한 사람의 한 사람의 생애가 질 높게 보장받을 수 있는 ‘내 삶의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경제와 민생을 살릴 적임자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청계천 판잣집 출신으로 야간대학에 다니다 공직에 입문한 '흙수저'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김 지사는 기회경제, 지역균형 등 5대 빅딜을 언급하며 "불평등 경제를 극복하고 기회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김 지사는 권력을 내려놓고 기득권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결선투표제, 총선과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한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으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기재부와 검찰은 해체 수준으로 개편하고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 특권 폐지, 정치바우처 도입 등 ‘거대 양당’의 기득권으로 가득 찬 정치판도 바꾸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문 전 대통령과도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선에서 경쟁하더라도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함께 힘 모으고, 힘 모으는데 (김 지사가) 중심에 섰으면 좋겠다고 (문 전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기자회견 직후 2박 4일 일정으로 미국 미시간 주 출장길에 올랐다. 미시간은 미국의 ‘빅3’ 완성차 기업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의 본사가 있는 지역이다. 김 지사는 위트버 미시간 주지사 등을 만나 최근 트럼프발 고강도 관세에 대응해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나흘 간 자리를 비우는 게 선거 전략상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지사는 "무역 전쟁과 트럼프의 관세 폭탄 등은 우리 경제가 절박하게 대처해야할 사안"이라며 "개인의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