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장률 '줄하향'…내전 미얀마 빼면 아시아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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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는 9일 발표한 '2025년 아시아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ADB는 지난해 9월 한국의 2024년 성장률을 2.3%로 내다봤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성장률 전망을 2.0%로 0.3%포인트 내렸고 이번에 재차 0.5%포인트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성장률은 ADB가 전망한 중국(4.7%) 대만(3.3%) 인도 (6.7%) 싱가포르(2.6%) 베트남(6.6%) 등 주요국 성장률을 크게 밑돈다. 한국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낮은 나라는 미얀마(1.1%)에 불과했다.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원국(49개) 가운데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성장률 전망을 발표했다.
각국 별로 경제 규모가 상이한 데다 기저효과도 상당한 만큼 성장률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4대 용'으로 묶이던 주변국인 대만(3.3%) 싱가포르(2.6%) 홍콩(2.3%) 등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한국 성장률을 추월한 것은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ADB는 줄어든 가계 씀씀이를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깎았다고 설명했다. 높은 금리와 불어난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민간소비를 옥죈 결과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수출 경쟁이 심화하는 것과 교역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ADB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이 불어나는 한편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이 본격화하는 올 하반기에 한국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하반기 반등 계기를 맞아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1.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전망은 이달 2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 변수를 반영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관세전쟁이 격화할 경우 ADB는 6∼7월에 발표할 보충전망 때 한국의 성장률을 재차 내릴 수 있다. 투자은행(IB) JP모간도 이 같은 상호관세 변수를 반영해 전날 한국의 성장률을 0.9%에서 0.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ADB는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 등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종전 2.0%에서 1.9%로 내렸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1.9%로 전망했다. ADB는 중국(4.7%) 대만(3.3%) 인도 (6.7%) 싱가포르(2.6%) 베트남(6.6%) 등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도 밝혔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올해 성장률은 4.9%로 종전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