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백 무덤' 한국서 "스타 될 것"…스텔란티스의 자신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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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스텔란티스코리아 테크데이
푸조 308 탑재된 '스마트 하이브리드'
기술력으로 MHEV 한계 뛰어넘어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사진)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라운드B에서 열린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 테크 아카데미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2023년) 대비 18% 증가한 52억1437억원을 기록했다. 지프 랭글러, 푸조 408 등 볼룸 모델 판매에 주력한 결과다. 이러한 결과를 발판 삼아, 방 사장의 이러한 언급은 푸조 308 하이브리드도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주력 모델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올해 초 신차 5종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하나가 이날 등장한 '푸조 308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다. 통상적으로 MHEV는 '하이브리드'라고 불리지만, 대체로 전기모터가 엔진 벨트에 연결돼 전기 주행이 불가능한 가장 기본적인 하이브리드를 뜻한다.
푸조 308 하이브리드의 경우, 48V 배터리를 장착한 MHEV임에도 불구하고 도심 주행 조건이나, 시속 30㎞ 구간에서 전기모터로만 약 1㎞ 주행이 가능하다. 즉, 풀 하이브리드(HEV)는 아니지만, MHEV보다는 진보된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로 스텔란티스코리아는 MHEV라 하지 않고, '스마트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를 새롭게 붙였다. 강동훈 스텔란티스코리아 기술지원팀 이사는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충전 상태에 따라 가용 출력 범위 안에서 단거리 순수 전기 구동으로 주행이 가능하다"며 "이 옵션은 일반적으로 주차 또는 저속 주행 시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해치백의 무덤' 한국...308 하이브리드, 성공할까
우리나라는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잘 안 팔려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등록 외형별 대수 중 해치백은 전년 대비 37.2% 감소한 3만3791대가 팔렸다. 세단, 쿠페, 컨버터블, 왜건, 픽업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모든 차종을 통틀어 가장 감소 폭이 크다. 인기가 없다는 얘기다.해치백은 이 때문에 단종이라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현대차의 대표 해치백 모델이었던 i30과 벨로스터는 판매량 급감으로 국내에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폭스바겐의 대표 해치백 모델인 골프도 단종 얘기가 나왔다. 벤츠는 최근 A클래스 해치백 모델을 단종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SUV가 주목받고, 전동화 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더욱 입지 잃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텔란티스코리아가 해치백 모델에 기술력을 집중한 '스마트 하이브리드' 모델을 들고나온 것은 일종의 자신감으로 읽힌다. MHEV에 순수 전기 주행모드를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은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다. 경량화 및 전기모터와 인버터를 변속기에 통합 설계하는 기술력을 선보인 이 변속기는 유럽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고 한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합산 시 최고 마력 145마력으로, 복합 연비는 L당 15.2㎞다.
가격 경쟁력에도 신경을 썼다. 본 고장인 유럽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일례로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알뤼르 트림의 한국 가격은 3990만원인데, 이는 프랑스 대비 22%, 영국 대비 34% 낮은 수준이다.
방 사장은 "해치백 점유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별한 스타 모델이 없었다는 데 있다"라며 "C 세그먼트 해치백 모델은 오랜 기간 투자와 인내심에서 나온 푸조의 핵심 모델 중 하나다. 지속적인 투자로 고객들과 소통하며 매력을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