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구조조정에만 혈안? 오해다"

홈플러스 사태로 PEF 여론 악화
배 CEO "기업가치 높이는 역할"
조지프 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사모펀드(PEF)는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드는 게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의 기습 법정관리행으로 PEF에 대한 여론이 악화했으나 오해가 많다고 해명했다. 홈플러스 대주주는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다.

그는 “흔히 PEF가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매몰돼 있다고 여기지만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느냐”며 “연구개발(R&D)과 인재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장기 자본을 제공하는 게 바로 PEF”라고 말했다.

KKR도 마찬가지다. 10여 년 전부터는 투자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부 지분을 무상 제공하는 ‘직원 지분 참여 프로그램’(ESOPs)을 시행하고 있다. 임직원 동기 부여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 산업용 장비회사 잉가솔랜드다. KKR이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1만6000여 명 모두에게 지분을 나눠주자 자발적 퇴사율이 80% 이상 감소했다. 직원들은 총 5억달러 이상 수익을 냈다. KKR 역시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한 건 물론이다.

KKR은 일본 제약사 부슈파마슈티컬스, 호주의 환경 관련 플랫폼업체 그린칼라 인수 후에도 이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2023년 그린칼라 매각 때는 모든 직원이 평균 20만호주달러(약 1억7700만원)씩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배 CEO는 KKR이 한국에서 적극 영역을 넓히고 있는 크레디트 펀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고 했다. KKR의 크레디트 펀드는 과거 태영그룹, SK그룹 등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높은 금리와 담보 설정으로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그는 “크레디트 펀드는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서 신규 대출을 내주기 꺼리는 기업들에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단기 수익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기업 구조 개선과 안정적 성장을 목표로 책임 있는 자본 제공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