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슈즈 신은 춘향, 고뇌하는 발레리노…45일간 대한민국은 발레축제

2025 대한민국발레축제
서울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서
5월 9일~6월 22일 발레의 향연 펼쳐진다
대한민국발레축제 포스터.
대한민국발레축제 포스터.
발레팬들은 웬만하면 5월엔 한국을 떠나지 않는다.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다양한 라인업으로 매해 발레팬들을 설레게 하기 때문이다. 올해 15주년을 맞는 이 행사는 초여름 무렵 개막해 장마철이 오기 전 끝난다. 이번엔 김주원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 예술감독(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이 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연결(conneXion)’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5월 9일부터 6월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CJ토월극장, 자유소극장),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뤄진다.

지난해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해 창단한 서울시발레단은 올해의 새로운 얼굴이다. 스웨덴 출신의 현대 발레 안무가 요한 잉거의 '워킹 매드 & 블리스'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며 5월 9일부터 축제의 서막을 알린다.
서울시발레단이 선보이는 요한 잉거의 '워킹 매드 & 블리스'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발레단이 선보이는 요한 잉거의 '워킹 매드 & 블리스'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는 기획 및 특별공연이 준비돼 있다. 눈길을 사로잡은 공연은, 발레축제 15주년 특별공연 '커넥션(conneXion·5월 28일)'. 한국 발레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함께 공연을 올린다. 김주원 예술감독은 일찍이 이 무대에 설 두 단체의 무용수들을 선발했다.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리회와 이재우, 그리고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이동탁이 주인공들이다. 어떤 플롯의 공연일 지는 아직 베일 속이지만, 두 단장들은 이들의 입단부터 수석무용수로 성장하는 과정까지 지켜본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세대와 세대를 잇는다는 의미와 다음 세대 무용수들을 위한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춘향과 이몽룡의 이별 파드되 中. ⓒ유니버설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의 올해 정기공연 '춘향'은 축제의 절정을 이룰 전망. 6월 13~14일, 토슈즈를 신은 춘향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세계 무대를 고려해 제작된 한국 창작 발레다. 3년만에 돌아온 춘향에서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들은 한국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광주와 부산등 서울이 아닌 곳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들의 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이번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관람 포인트다. 광주시립발레단은 '코펠리아'를,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은 창작발레 '샤이닝 웨이브'를 들고 상경한다. 코펠리아는 19세기 낭만발레의 수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 괴짜 과학자 '코펠리우스'가 만든 인형 '코펠리아'를 살아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는 마을사람들, 그 중 스와닐다와 프란츠의 오해와 갈등이 만들어내는 유쾌한 이야기를 전한다. 다양한 인형춤이 어우러져 있어 어린 관객들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샤이닝 웨이브는 지난해 11월,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이 창단하며 처음 선보인 창작 발레다. 부산 앞바다의 윤슬을 연상케 하는 군무, 고래의 헤엄을 떠올리게 만드는 춤사위 등이 특징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코펠리아의 한 장면. ⓒ광주시립발레단
발레리노들의 고뇌와 박력 넘치는 에너지를 두루 감상할 수 있는 기획공연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 - 드리머(Dreamer)'도 행사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발레리노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넘어지고, 상처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무용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강경호 등 다양한 발레리노들이 등장한다. 이밖에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는 신진 안무가 발굴과 창작 발레 작품 개발을 위해 선정된 6개 단체가 저마다 창의적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백연발레프로젝트 와이의 '미로(美路) 2.0', 아함아트프로젝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다스탄츠의 '123.45MHz' 등이 무대에 오른다.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은 "발레의 모든 것을 경험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를 추구한다"며 "발레의 저변 확대와 대중화에 기여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