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수입품에 첫 보복 관세 15일부터 시행 승인

공화당주의 농산물,가금류,오토바이등에 25%관세
트럼프의 '200%관세'위협에 버번은 제외
사진=REUTERS
사진=REUTERS
유럽연합(EU)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출품 25%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210억 유로(34조 3,7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 날 EU 27개 회원국 중 과반수가 제재 조치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일부 조치는 4월 중순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 관세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지역구인 루이지애나산 콩 등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 주들의 주생산물인 농산물, 다이아몬드, 가금류, 오토바이 등이 포함된다.

EU 집행위원회의 집행기관인 유럽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공정하고 균형 잡힌 협상 결과에 동의할 경우" 대응 조치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거의 모든 유럽 수출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자동차와 일부 자동차 부품에도 25%의 관세를 별도로 부과했다. 트럼프의 관세는 모두 약 3,800억 유로(621조원) 규모의 EU 상품에 적용된다.

EU 관세 중 일부는 4월 15일부터 발효되고, 다른 품목은 5월 중순, 세 번째 품목은 12월 1일부터 부과된다고 보도했다. 대상 품목 대부분은 25%의 관세가 부과되며, 일부 품목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트럼프가 프랑스 및 다른 유럽산 와인, 샴페인 및 기타 알코올 음료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후 미국산 버번은 보복 관세대상에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교역국인 EU가 미국을 망치기 위해 설립됐으며 EU의 무역흑자는 불공정한 관계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자료에 따르면 2023년 EU의 무역 가중 평균 관세율은 2.7%이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 무역대표 마로스 세프코비치가 전 날 늦게 미국 측 대표들과 무역 협상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상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별 진전이 없으며 미국팀이 아직 트럼프로부터 명확한 협상 지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U 집행부는 관세, 규제 및 표준을 낮추는 것을 포함해 협상 가능한 분야에 대한 ‘조건표’를 작성하고 있다.

EU는 이와 별개로 9일부터 발효된 상호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위원회는 다음주 초 계획을 발표하고 회원국들과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가 보복 관세와 미국 서비스 및 기술 기업을 겨냥한 조치 등 "많은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프랑스, 독일 및 기타 국가들은 EU위원회에 반강제 수단 사용을 요구했다. 반강제수단은 EU의 가장 강력한 무역 도구로, 무역 및 경제적 조치를 강압적으로 사용하는 국가를 상대로 반격하도록 고안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