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보복 관세'…과일·목재·의류 등 미국산에 최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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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 품목관세에 반격
"자동차 등에도 부과 검토"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은 이날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대미 보복관세 조치를 승인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가 마련한 이번 보복 조치는 대부분 품목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미국이 지난달부터 유럽산 철강(25%), 알루미늄(10%), 자동차(25%)에 고율 관세를 적용한 데 대한 대응이다. EU는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은 자동차와 그 외 품목에 대해서도 향후 별도의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세를 적용하는 미국산 수입품에는 오토바이, 가금류, 과일, 목재, 의류 등이 포함된다. EU는 해당 품목의 수입 규모가 작년 기준 210억유로(약 23조원)라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인 EU의 철강·알루미늄 수출 물량(약 260억유로)보다는 다소 적다.
이번 보복관세는 이달 15일을 시작으로 5월 16일과 12월 1일에 걸쳐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EU는 투표를 통해 해당 조치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며, 전체 회원국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15개국 이상이 반대하지 않으면 자동 승인된다. 로이터통신은 “다수 국가가 이미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당초 EU는 미국산 유제품과 주류에도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했으나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주요 와인 수출국의 반대로 최종 목록에서 제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버번위스키에 50% 관세를 매기면 유럽산 주류에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