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에 허덕이는 서울…소득 40% 넘게 대출 상환에 써

주택구입부담지수 전 분기 대비 2.6p 상승
해당 지수 반등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
K-HAI 경북은 30.4로 전국서 가장 낮아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지난해 4분기 주택 구입에 따른 금융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가 2년 3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차주들의 주택 금융 부담도 다시 소득의 40%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2월 일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기 전부터 전국적으로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가계대출 차주들의 부담이 커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63.7로 전 분기(61.1) 대비 2.6포인트(p) 상승했다. 해당 지수가 반등한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분기마다 산출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했을 때 원리금 상환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표준 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TI) 25.7%,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7.9%의 2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으로 설정됐다.

지수가 63.7이라는 것은 가구당 적정 부담액(소득의 25.7%) 대비 63.7% 수준의 금액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의미다.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3분기 89.3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2분기(61.1)까지 7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후 3분기에는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고, 4분기 들어 다시 반등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7.9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150.9)보다 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서울 가구가 소득의 40.6%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의 지수는 2022년 3분기 214.6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 2분기에는 147.9까지 하락하며 7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150.9로 반등한 데 이어, 4분기에는 그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차주들의 금융 부담도 변화했다. 2023년 4분기 기준으로는 소득의 40.1%를 부담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38.8%로 다소 낮아졌으나 이후 3분기 연속 30% 후반대를 유지하다가 4분기에 다시 40%를 넘겼다.

서울을 제외하면 지수가 100을 초과한 지역은 없었다. 세종이 96.9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경기(83.8), 제주(75.6), 인천(68.7), 대전(64.3), 부산(64.2) 등이 이었다.

이외에도 대구(57.5), 광주(52.9), 울산(47.8), 강원(38.9), 경남(38.6), 충북·충남(각 35.9), 전북(33.0), 전남(30.6) 등의 순이었다. 경북은 30.4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