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깜짝실적'인데…증권가는 "아직 지켜봐야", 왜?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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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업 美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 영향권
"세트와 부품 상호보완적 관계"
"메모리 업황 개선은 긍정 신호"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스마트폰 사업 호실적 영향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나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 대한 실제 확인 과정이 필요한 국면으로 판단한다"며 목표주가를 7만2000원으로 유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전날 올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6조6100억원)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5조원 안팎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보다 30%가량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71조9200억원) 대비 9.84%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이자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79조1000억원) 다음으로 높다.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 호조 덕분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25 시리즈는 지난 1월24일부터 2월3일까지 진행한 국내 사전 판매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인 130만대를 기록했다.
이번 잠정 실적 발표에선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4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산했다. 지난해 1분기엔 3조5000억원이었다.
목표가 7만3000원을 고수한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지난해 기준 전세계 서버 렉 수요의 37%, 스마트폰 수요의 13%, TV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으로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 전반에 직간접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관세로 인한 이익 불확실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과 지연 등 부정적 변수들이 상존해 있는 만큼 보수적 접근이 타당한 시기로 본다"고 했다.
이수림 BNK증권 연구원도 "스마트폰은 대부분 베트남,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로 인한 직접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며 목표가 7만6000원을 유지했다.
그는 "반도체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관세로 인해 세트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간접적 악영향이 발생한다"며 "관세 확정 시 생산지를 최대한 변경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레거시(전통)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메모리 가격 인상이 전망되는 만큼 갤럭시 판매 효과 감소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올 하반기 HBM3E 납품 기대감 또한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최근 우호적인 메모리 수급 환경에도 시장은 미국의 관세 영향과 선제적으로 확보한 재고 수준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주가는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6배에서 거래 중인 만큼 시장의 우려는 상당 부분 반영됐디"고 평가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