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들도 내다 판다고?"…네이버 개미들 '부글부글'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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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7만원대 추락…연중 최저가
외인·기관 순매도…임원도 자사주 매도 행렬
"네이버플러스 앱 성적 부진해 주가 하락"
6월부터 수수료율 인상…"실적 개선될 것"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한 달간(3월 7일~4월 8일) 17.99% 급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34조6977억원에서 28조4553억원으로 6조원 이상 증발했다. 전날 장중에는 한때 17만9200원까지 밀려 연중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네이버가 17만원대로 장을 마친 것(한국거래소 기준)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큰 손인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거셌다. 최근 1개월간 외국인은 1180억원, 기관은 810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된 후 잠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최근 2거래일은 다시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자사주로 상여금을 받은 네이버 임원 46명도 곧바로 주식을 내놨다. 장준기 네이버 테크플랫폼 부문장은 지난 3일과 4일 양일에 이틀에 걸쳐 2000주를 장내에서 매도해 약 4억원을 손에 쥐었다. 김주관 쇼핑 프로덕트 부문장도 주식을 팔아 2억2887만원을 확보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수령에 따른 제세공과금 납부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아쉬운 성과를 주가 하락 배경으로 꼽았다. 지난달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출시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68만명으로 쿠팡(3292만명), 11번가(870만명), 알리익스프레스(712만명) 대비 다소 아쉬운 수준"이라며 "앱 출시 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KB증권은 네이버에 대한 목표주가도 28만원에서 2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KB증권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성과가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초기 성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실적 기여 시점을 하반기로 변경하면서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기존 대비 3.6%, 6% 낮춰잡았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도 "플러스스토어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 점유율 증가세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라며 "강력한 프로모션을 집행하기보다 네이버 지면에서 자연스러운 유입을 독려하는 전략에 기인한다. 초기 사용자 정착을 위한 프로모션 방향성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다만 쇼핑앱 출시와 맞물린 수수료 과금 방식 변경을 통한 수수료율 인상은 기대 요인으로 꼽혔다. 오는 6월2일부터 네이버쇼핑의 판매수수료 도입에 따라 수수료율이 약 1%포인트가량 인상된다. 이에 따른 매출과 이익은 오는 3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수수료율 인상에 따라 분기당 관련 매출이 약 500억~1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선화 연구원은 "판매 수수료율이 인상돼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로 구매율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커머스 중개 및 판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4%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커머스 부분이 이끄는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