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말서의 신' 전현무, 사과문의 정석 또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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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진심 담고 잘못 구체적으로 언급
과거 시말서 족보 주인공으로 유명세 타기도
무신사·삼성 사과문 두고두고 회자돼

SNS가 활발해지면서 누군가 잘못된 언행이나 행동했을 경우 이 내용이 빠르게 전파되고 논란이 확산한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대중의 분노를 무시했다가는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본의 아니게 일어난 논란일지라도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필요하다면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도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형식적이거나 부적절한 사과로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 경우가 있다.
안무가 노제는 갑질 논란이 일어났을 당시 이를 사과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그가 올린 사과문은 일명 만능사과문으로 불리며 두고두고 조롱받았다.


전현무는 최근 보아와 진행한 '취중 라이브' 방송을 통해 동료 연예인 박나래를 언급했다가 무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라이브 도중 한 팬이 댓글로 전현무와 박나래의 열애 가능성을 언급하자, 보아는 "절대 안 사귈 것 같다", "박나래가 아까운 게 아니고 오빠가 아깝다"라고 발언했다.
전현무는 이와 관련한 사과문을 통해 "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상대를 방송으로 언급한 점, 또 그 전에 취중 상태에서 경솔하게 라이브를 진행한 점 모두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었다"며 "이 일로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한 사람일수록 더 배려하고 더 아끼겠다. 반성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2015년 'SBS 연예대상' 진행을 맡았을 당시에도 대상 후보자 강호동에 "활약이 없었다"는 등의 말과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한 언행으로 질책받았다.
이후 SNS를 통해 사과한 전현무는 인터넷 댓글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게 됐다고 밝히며 "더욱 부끄러운 것은 여러분이 이렇게 지적해주시기 전에는 제가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현무는 KBS 재직 당시 무수한 시말서를 작성한 적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오죽하면 KBS 아나운서 후배들이 시말서 써야 할 때 전현무가 남긴 자료를 뒤적거린다고 했을 정도다.
후배들의 전언에 따르면 전현무의 시말서나 반성문들은 모든 케이스가 다 포함되어 있으며 케이스별로 양식이나 글씨체까지 지정돼 있다고 하니 그 완성도에 혀가 내둘러진다.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양말 광고를 하며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 측은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을 통해 유족과 사업회 관계자에 직접 사과할 기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무신사 대표이사와 사업본부장 3명, 콘텐츠 편집팀장이 박종철기념전시실이 있는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을 방문했다.
이들은 사무국장의 안내로 박종철 열사가 고문받은 대공분실 509호를 방문하고, 박종철 열사의 희생이 가지는 의미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또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앞으로 취할 사후 조치, 후원금 전달 등에 대한 계획을 전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