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킷입은 스미스, 검정색으로 달라진 데이… 마스터스의 '특별한 드레스코드' [여기는 마스터스]
입력
수정
'디오픈'챔피언 스미스, 남색 재킷입고 라운드
작년 '말본 조끼' 해프닝 데이, '올블랙' 패션
대학팀 코치, 반바지 입었다가 쫓겨나기도

주인공은 캐머런 스미스(32)와 제이슨 데이(38)다. 스미스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 연습장에 남색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예의와 매너를 중시하는 골프에서는 통상 깃이 달린 윗옷을 입는 것이 기본 매너로 여겨진다. 클럽하우스에 입장할 때 반드시 재킷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가진 곳도 많다. 하지만 플레이 중에 재킷을 입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이날 스미스는 폴로셔츠 위에 재킷을 입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샷 연습을 한데 이어, 연습라운드까지 같은 복장으로 치렀다. 스미스는 2022년 메이저대회 디 오픈 우승자로, 그 직후부터 LIV골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외신에서는 "LIV골프 스타인 스미스가 지나치게 예의를 차린 패션으로 보수적인 오거스타 내셔널의 분위기를 꼬집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의 복장이 눈길을 끈 것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지나치게 요란한 패션으로 지적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데이는 지난해 마스터스 둘째날 오전 열린 1라운드 잔여경기에 자신이 앰버서더를 맡고 있는 말본의 조끼를 입었다. 가슴에 파란색과 빨간색 글씨로 "No. 313. Malbon Golf Championship"이라고 커다랗게 쓰여진 제품이었다. 하지만 잔여경기를 마친 뒤 마스터스를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측이 "여기는 대회를 위한 공간"이라며 옷을 바꿔입어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어진 2라운드에는 다른 옷을 입고 나선 바 있다.
올해 대회를 앞두고 오거스타 내셔널은 데이에게 어떤 옷을 입을 예정인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사전검열'에 나선 셈이다.
이를 받아들인 데이는 이날 연습라운드에 검은색 일색의 평범한 디자인의 옷을 입었다. 그는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토너먼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패션 감각을 살려 경기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엄격한 드레스코드의 희생양은 또 있다. 이번 대회 아마추어 참가자인 호세 루이스 발리스터(미국)의 애리조나 대학교 코치인 매트 써몬드는 자신의 SNS에 "7일 오거스타의 드라이빙 레인지에 있다가 반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쫓겨났다"며 "1라운드가 열리는 목요일에는 긴 바지를 입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