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상기후'에 주부들, 세탁 패턴 확 바뀌었다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며 겨울옷을 세탁할 시기가 왔다. 하지만 최저 기온이 5도가 넘으면 일괄 세탁하던 기존 패턴이 바뀌었다. 사람들이 이상 기후가 잦아지자 매일 날씨에 따라 반팔 옷과 함께 조금씩 세탁을 하고 있어서다. 세탁 빈도도 예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한 주문 내에 패딩·코트 등 겨울 의류와 반팔 의류가 함께 포함된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1.8배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의식주컴퍼니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세탁물 분석시스템 AI스타일스캐너를 활용해 지난달 접수된 세탁 주문 데이터 12만건을 분석한 결과다.

의식주컴퍼니는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옷 세탁 시기가 계절 중심에서 일별 날씨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며 "일별, 시간대별로도 기온 차가 커서 날씨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옷장을 정리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스타일스캐너는 의류의 브랜드·디자인·소재·세탁 이력 등을 AI로 분석해 고객의 세탁 패턴과 선호도를 파악하는 런드리고의 핵심 기술이다. 런드리고는 지난해 약 400만 장의 와이셔츠 세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선호 브랜드 및 디자인을 도출해 친환경 와이셔츠를 출시했다.

겨울 의류 세탁 시점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예년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5도를 웃도는 시점부터 겨울 의류와 침구류 세탁이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했다. 올해는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주문 시기가 고르게 분포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 주문당 접수된 겨울 의류 수량은 평균 10벌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인당 평균 세탁 주문 빈도는 전월 대비 32% 증가했다. 즉시 필요한 간절기 의류는 '한밤배송', 계절이 지난 겨울 의류와 침구는 '여러밤배송'으로 받는 등 배송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기존엔 전체 주문 중 한밤배송 비중이 60~70% 수준이었지만 봄철에는 여러밤배송 비중이 50%까지 확대됐다.

의식주컴퍼니 관계자는 “날씨 변동성이 커지면서 봄철 세탁 방식과 관련 서비스 이용 전반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AI스타일스캐너를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계절별 맞춤형 세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드리고는 통합형 구독 요금제 ‘런드리고X’를 출시했다. 구독 등급별로 제공되는 세탁권을 활용해 개별클리닝, 생활빨래, 이불, 신발 세탁 등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겨울 의류 3벌에 한해 최대 6개월간 무료 보관 서비스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