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선 첫 행보는 '노동'…"서민·호남은 내가 제일 잘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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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첫 행보로 청년과 전태일 기념관 방문
"전태일 열사 분신이 노동운동 시작한 계기“
“1~2억 받는 현대차 노조, 전태일 정신에 반해"
김 전 장관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변에 위치한 전태일 기념관에서 ‘청년과 함께하는 전태일 기념관’ 행사를 가졌다. 전날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처음으로 나선 민생 행보다. 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이 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 계기”였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과거 전태일 기념사업회 초대 사무국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그는 “전태일을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혁명가로 보는 시선이 있지만 그는 절대 자본가를 타도하지 않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자기희생적인 청년이었다”며 “남을 위해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 정신이 곧 전태일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 노동조합을 언급하며 “이들 평균 연봉이 1~2억원에 달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계속 임금을 올려달라 불평하는 건 전태일 정신과 완전히 반대된다”는 비판도 쏟아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전태일 열사를 언급했다. 당시 자신을 전태일 열사의 대학생 친구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면서 “손가락 잘려나가는 산재 환자들을 보며 이들을 외면하는 건 내 삶에 대한 배반”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념관 방문이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인지 묻는 질문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도가 무엇을 말하는지부터 질문해야 한다”면서 “김문수가 돈많은 재벌들, 기업인, 잘 사는 부자만 응원하는 거 아니냐는 시선이 있지만 노동자층과 서민들, 농민들, 지역적으로는 호남에 대해 저보다 잘 아는 사람이 후보들 중엔 없다고 본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 전 장관은 청계천 피복 공장 다림질 보조에서 출발해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지낸 노동운동계 대부지만 중도·무당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있어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자유공화당 전력과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 등으로 극우적인 이미지가 대중에 각인된 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한편 노동계는 김 전 장관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전날 “김문수는 위헌적인 윤석열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한 자이며, 특히 반노동 인사로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