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급해서…" 골프 성지에 노상방뇨한 '간 큰' 아마추어 [여기는 마스터스]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토너먼트 1R
US아마추어 챔피언 바예스테르
13번홀서 '래의 개울'에 노상방뇨
사진=마스터스 조직위원회
사진=마스터스 조직위원회
US아마추어 스타 호세 루이스 바예스테르(21·스페인·사진)가 첫번째 마스터스 출전에서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골프 실력보다는 '긴급상황'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는 점이다.

바예스테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같은 조로 출전했다. 작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해 디펜딩 챔피언과 같은 조로 묶이는 영광을 얻게된 것이다.

그런데 13번홀(파5)에서 다급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소변이 정말 급했다. 화장실이 티잉구역 왼쪽에 있다는 것을 완전히 잊어버려서 '그냥 여기 강에 몰래 들어가면 사람들이 나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거스타 내셔널GC의 '래의 개울(Rae's creek)'. 마스터스 조직위 제공
오거스타 내셔널GC의 '래의 개울(Rae's creek)'. 마스터스 조직위 제공
그가 간 곳은 '래의 개울(Rae's creek)'이었다. 15, 16번홀 그린 앞과 11∼13번홀을 따라 흐르는 ‘래의 개울(Rae’s Creek)’은 오거스타GC의 상징 가운데 하나다. 과거 오거스타 요새를 인디언으로부터 지켜낸 존 래의 이름을 땄다. 오거스타GC에서 유일하게 골퍼가 아닌 사람의 이름을 딴 공간으로, ‘아멘코너’의 중심을 이룬다.

'아무도 보지 못할 것'이라던 그의 기대는 어긋났다. 래의 개울에서 급한 일을 해결하는 그의 모습은 경기를 지켜보던 패트런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됐고, 패트런들은 그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바예스테르는 "오늘 받은 박수 중 가장 큰 것이었다. 그래서 좀 웃겼다"고 말했다.

바예스테르는 이번 대회에서 크고 작은 해프팅을 겪고 있다.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뛰고 있는 그는 연습라운드 때 코치가 반바지를 입고 드라이빙 레인지에 들어섰다가 퇴장당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드레스코드를 몰라 일어난 실수다. 이날 대회에는 '선 데블스'라는 문구가 거꾸로 새겨진 애리조나 주립대 모자를 쓰고 나와 '무례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바예스테르는 이날 경기에서 버디 1개, 보기 2개, 트리플 보기 1개로 4오버파 76타를 쳤다. 공동 73위로 커트 통과를 위해서는 2라운드에서 많은 타수를 줄여야 한다. 그는 "오줌을 눈 사실은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 그 상황에 다시 처해져도 또 그렇게 할 것"이라며 "오늘 내 경기와 스코어가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