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미소 활짝'·안철수는 "X자식들"…이유 있는 변신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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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보완 나선 대권 잠룡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환하게 웃거나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는 모습의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10일 공개된 영상 출마 선언에서는 흰색 니트를 입고 등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과거 자신의 강한 이미지를 옅게 만들기 위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경선 레이스를 본격화한 국민의힘 잠룡들도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여권 1위를 기록 중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첫 행보로 전태일기념관 찾아 "저는 처가가 호남이고 노동의 삶을 살아왔다"며 자신이 노동자 친화적이라는 점과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자신의 지지율이 영남과 자본가 중심의 색채가 강한 강성 지지층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6.25 전쟁 당시 딘 애치슨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전쟁 발발 소식을 들은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을 차용해 이 대표를 보수 진영이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욕설에 가까운 표현으로 그간 침착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안 의원치고는 다소 날이 선 표현이지만, 기존의 유한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한 행보라는 풀이도 나왔다.
검사 출신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그간 정치인으로서는 '콘텐츠 부재'가 약점으로 꼽혀왔다. 그런데 이번에 출마 선언문에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폐지 및 상원 도입 △전국에 5개 서울을 만드는 5대 메가폴리스 구축 △2년 단위의 미래 성장 계획 입안 등 구체적인 정책을 가지고 나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과거 대선에서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가 단점으로 꼽혔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TV토론에서 "나는 본래 부드러운 남자"라고 말하며 농담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기업인 출신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밥 먹방' 통해 친서민적 이미지를 형성하며 이미지 전환을 노린 게 성공적이었던 사례로 꼽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상 양자 대결로 귀결되는 대선에서는 한 표 한 표가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지지층을 확장하는 게 관건"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약점을 보완하는 일에만 치중하다가는 매력이 반감되거나 이미지 자체가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