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1대면 알바 2명 인건비 아낀다"…깜짝 연구 결과

고용정보원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 이슈분석
서울시 2천개 업체 중 605곳 키오스크 도입
55%는 '인건비 절감' 이유로 도입
대면 주문 비중도 89%→56.5%로 급감

연구진 "도입 집단의 고용량 회복 더뎌" 분석
제조업체 "최대 2명 인건비 절감" 주장
사용업주들 "아직 보조 역할...1인분 절감" 인식차
연구진 "음식점업 비즈니스 환경에 큰 영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한국에 빠른 속도로 도입된 키오스크(무인 주문기)가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 고용량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키오스크를 도입한 사업주의 절반 이상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인건비 절감 효과에 대해선 제조업체 측과 사용 업주 측의 평가가 엇갈려 눈길을 끌었다.

12일 고용정보원은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2025년 봄호)'에 실린 '음식점의 키오스크는 아르바이트생을 대체할까'를 주제로 한 '이슈 분석 리포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진이 서울시 소재 음식점·주점업 20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05곳(30.25%)이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있었으며 평균 1.2대의 키오스크를 보유 중이었다.

도입 이유를 물어보니 응답자의 55.0%가 인건비 절감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키오스크 도입의 목적이 근로자 대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밖에 △매출 확인 및 현금누락 방지(16.2%) △고객 대기시간 감소(13.7%) △동일 업종이나 인근 점포 사용 증가 등 시장 트렌드에 따른 도입(8.4%)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연구진은 키오스크를 2020년에 도입한 집단과 도입하지 않은 집단의 고용량을 비교해 키오스크 확대가 판매·서빙 근로자 고용 감소를 유발한다고 봤다. 연구진은 "키오스크를 도입하지 않은 업체는 2023년에 2018,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의 고용량을 회복한 반면, 키오스크를 도입한 집단은 키오스크 도입 이후인 2023년에 도입 이전만큼의 고용량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키오스크 확산과 함께 2018년부터 대면 주문의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다. 2018년 89%에 달하던 대면 주문 비중은 2023년에는 56.5%까지 줄어 5년 만에 약 32.5%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키오스크를 활용한 주문 비중은 2.3%에서 24.2%로 순증 세를 나타냈다. 태블릿 주문기를 활용한 주문은 2018년에는 0%로였지만 역시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엔 4.4%를 기록했다.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주문도 2018년 4.1%에서 2021년 12.2%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소폭 감소해 2023년 11.7%를 차지했다. 전화 주문도 2018년 4.6%에서 2023년 3.3%까지 줄었다.
한편 연구진이 14개 키오스크 제조 업체 관계자와 18명의 음식점주, 프랜차이즈 점주,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연 좌담회에 따르면 제조업체와 점주 들 사이에서 키오스크의 인력 대체 효과에 대해 다소 견해차가 있었다. 제조업체 측에선 키오스크 1대가 업무상으로는 1명의 인력을 대체하고 비용면에서는 1.5~2명의 인력을 대체한다고 인식했다. 특히 야간 수당, 주휴 수당 등을 고려하면 2명분 인건비를 절약하며, 업무의 경우 주문·결제·정산을 대신해 주기 때문에 한명 분의 업무를 대체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업주들은 업무상으로는 0.5명, 인건비 면에서는 1명 정도의 대체효과에 그친다는 인식을 보였다. 특히 주문자가 키오스크 앞에서 메뉴를 고민할 경우 주문이 지연되는 등 아직 인력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사업주들은 구인난이 심각해 어쩔 수 없이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으며, 인력 대체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기존 직원들의 업무강도를 낮춰주는 보조적 역할로 보고 있었다.

연구진은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언택트(Untact)족의 증가, 최저임금 증가로 인한 경영주의 인건비 부담 증가, 혼자 외식하는 혼밥족 비중 확대 등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음식점업의 비즈니스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AP
한국 음식점업에서는 2014년부터 키오스크 도입이 시작됐다. 주로 대형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확산해 롯데리아는 2014년, 맥도날드는 2015년, 버거킹은 2016년, KFC는 2017년, 맘스터치는 2018년에 처음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도 올해 상반기 중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