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1000원짜리로 살 게 없다…과자·라면 다 올라

원자재 가격 상승에 제품 가격 급등
고물가에 '가성비' 추구하는 손님 多
편의점들 1000원 이하 PB 제품 강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사진=연합뉴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사진=연합뉴스
최근 물가 급등으로 편의점에서 1000원으로는 작은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을 구매할 수 없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GS25와 CU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오리온 마이구미, 크라운 새콤달콤 등 젤리나 캐러멜 일부 제품 정도였다.

편의점에서 오뚜기 진라면과 스낵면 작은 컵은 지난 1일부터 가격이 올라 1000원에서 1100원이 됐다. 농심 육개장사발면과 김치사발면 작은 컵도 100원이 올라 1100원이 됐다.

농심 신라면과 너구리, 튀김 우동, 새우탕 작은 컵은 1250원이 됐다. 오뚜기 참깨라면 작은 컵은 1400원으로 올랐다. 신라면 큰 사발은 1500원이고 더레드 큰사발은 1800원이다.

삼각김밥 중 가장 저렴한 제품도 1000원이 넘는데, GS25와 CU의 참치마요 삼각김밥 가격은 1100원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김값 상승 등을 이유로 삼각김밥 가격을 올렸다.

일부 삼각김밥 제품은 2000원이 넘는다. 핫바 가격은 보통 2500원 안팎이다.

과자는 1700원짜리가 많다. 오리온 포카칩·꼬북칩, 롯데웰푸드 꼬깔콘·빠다코코낫, 빙그레 꽃게랑, 농심 먹태깡·바나나킥·양파링, 해태 허니버터칩·에이스 등이다.

원자재, 환율 상승에 따라 과자 가격도 함께 올랐는데,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 급등 이후 해태 홈런볼은 1900원이 됐다. 롯데웰푸드 빼빼로는 최근 2000원 시대를 맞았다.

동서식품이 판매하는 오레오는 작년 말 200원 올라 2200원이 됐다. 오리온 비쵸비는 3600원이며 농심켈로그가 수입 판매하는 프링글스 가격은 4000원에 이른다.

'껌값'은 2년 전 이미 1000원을 넘었다. 롯데웰푸드의 자일리톨, 후라보노, 쥬시후레쉬,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는 각각 1200원이다.

아이스크림은 빙그레 메로나, 롯데웰푸드 죠스바와 스크류바, 해태아이스크림 쌍쌍바 등이 1500원이다. 죠스바, 스크류바 등은 3년 전만 해도 800원으로 가격이 절반 수준이었다.

음료나 우유, 생수 등 마실 거리도 1000원 미만은 거의 없다.

'국민 피로 회복제' 박카스는 지난해 편의점에서 100원 올라 1000원이 됐다. 비타500원은 최근 11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는 지난해 가격이 올랐는데 250ml짜리가 각각 1700원이고 350ml 제품은 2100원이다.

우유는 서울우유 나100%,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 200ml가 각각 1200원이다.

생수는 1∼2위인 제주개발공사 삼다수와 롯데칠성 아이시스가 2023년 1100원으로, 농심 백산수는 지난해 말 1000원으로 올랐다.

주류도 가격이 올랐는데, 오비맥주 카스 355ml는 이달 250원이 인상돼 2500원이 됐다.

소주는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롯데칠성 처음처럼이 나란히 1900원이다.

편의점 업계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급등에 따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GS25는 1000원 이하 상품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2022년 29%, 2023년 32%, 지난해 47% 등으로 매년 높아졌다.

CU에서도 1000원 이하 상품 매출 증가율은 2021년 10%에서 물가 급등기인 2022년 23%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30%까지 높아졌다.

이에 업계는 1000원 이하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550원짜리 봉지라면인 리얼소고기라면을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현재 판매량 60만개를 돌파했다. 500∼800원짜리 리얼프라이스 아이스크림은 지난해 8월 이후 판매량이 200만개가 넘었다.

CU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을 겨냥한 제품을 지속해 출시 중인데, 지난해 선보인 880원 육개장 컵라면과 990원 스낵이 각각 누적 판매량 120만개, 100만개를 돌파했고 빙그레와 협업해 내놓은 990원 우유는 350만개가 팔렸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