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유승민 표 어디로…국민의힘 경선 최대 변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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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50…요동치는 국힘
유력후보 오세훈·유승민 불출마
한덕수 차출론에 '빅텐트' 가능성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이번주 예비후보 등록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경선에 들어간다. 보수 진영에서는 경선 직전 불출마가 잇따랐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당했음에도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정식을 예고한 오세훈 시장은 전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알렸다. 오 시장은 회견에서 “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유력 주자 두 명의 잇따른 불출마로 선거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들 후보를 향하던 표심이 한동훈, 안철수 등 반윤(윤석열) 후보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비명(이재명)계 후보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세종시에서 출사표를 냈다. 이로써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이재명 전 대표, 김 전 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 4파전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오세훈·유승민 등 국힘 유력 주자 잇따라 이탈
오세훈, 토허제 후 지지율 주춤…보수 진영 표심 재배치 전망
오세훈 서울시장·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 진영에서도 수도권·중도 소구력이 높은 후보로 평가 받아 왔다. 그러나 오 시장은 최근 토지거래허가제(허가제) 번복 여파와 이른바 ‘명태균 리스크’가, 유 전 의원은 당심 반영 비중을 높인 국민의힘 경선 룰이 끝내 각각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이들을 향하던 표심이 어디로 이동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안철수 의원 등 중도 확장성이 높은 후보로 갈 것이란 전망이 많은 가운데 홍준표 전 대구시장, 나경원 의원 등으로도 표심이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吳 토허제·명태균·지지율 ‘발목’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대선 불출마를 공식화한 뒤 ‘중도 확장’을 당의 사명으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우리가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이 아닌 국가 공동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에게 추진력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시 내 토허제를 해제했다가 번복한 것을 계기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오 시장 측은 결백하다는 입장이지만 명태균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덕수 차출론’까지 나오면서 지지율은 눈에 띄게 꺾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래 정치 지지도 선호 조사에서 오 시장 지지율은 2%에 그쳤다. 여론 조사에 막 이름을 올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2%)과 같았다.
◇유승민은 무소속 출마설도
유 전 의원도 이날 경선 불출마를 알렸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최근 일부 여론 조사에서 김문수 전 장관을 바짝 추격할 만큼 민심 지지가 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경선룰을 당심 50%, 민심 50%로 그대로 유지하고 역선택 방지 조항을 채택했다. 일반 여론조사 100%로 ‘국민 후보’ 선출을 주장했던 유 전 의원 입장에선 사실상 본선 진출이 어려워진 셈이다.유 전 의원은 당내 다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제3지대 인사들과 함께 ‘오픈 프라이머리’ 형태로 별도 경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의원 측 한 관계자는 “보수를 재편해야 한다는 (유 전 의원)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정소람/이슬기/최형창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