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잭팟'…일주일만에 '65% 폭등' 주가 치솟은 회사 정체 [종목+]
입력
수정
뇌 치료 플랫폼 기술 이전…외국인 나흘연속 순매수
"대표적 치매 표적 계약서 배제돼 추가 기술이전 기대"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지난주(7~11일) 한 주 동안 65.05% 치솟아 5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조7273억원으로 불어나 코스닥시장에서 13위까지 올라왔다.
외국인이 에이비엘바이오 주식을 대거 담았다. 지난 8일부터 나흘 연속으로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는 648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 덕분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5일 GSK에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수용체(IGF1R) 기반의 BBB 셔틀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B’를 GSK에 이전하고 마일스톤(기술료) 등을 포함해 모두 4조1104억원을 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7일 개장 전 공시했다. 공시 당일에는 상한가로 치솟았고, 이후에도 사흘 더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11일에는 1.06% 조정받았다.
증권가에선 이번 기술이전 계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줄상향하고 있다. 지난주 메리츠증권(5만3000원→6만3000원), 유안타증권(6만원→8만원), 유진투자증권(5만원→8만원), 다올투자증권(5만2000원→8만원) 등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증권사 모두 리포트를 통해 목표주가를 올렸다.
증권가에선 그랩바디B의 추가적인 기술이전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GSK와의 계약에서 살펴볼 포인트는 그랩바디B의 확장성”이라며 “이번 GSK와의 계약에서 에이비엘바이오가 가장 잘한 부분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데 대한 권리를 배제한 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달리고 있는 알테오젠 역시 의약품의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을 표적에 따라 반복적으로 이전하면서 주가 상승세를 이어왔다.
GSK 이외 글로벌 제약사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그랩바디B 기술을 또 이전받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은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표적이다.
BBB 셔틀 플랫폼 기술은 뇌질환 치료 신약 개발 분야의 차세대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로슈가 가장 앞서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으로 개발했으나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간테네루맙에 BBB 셔틀을 도입한 트론티네맙 임상 2상을 진행했다”며 “기존 치료제 대비 강력한 효능과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슈의 트론티네맙에 적용된 BBB 셔틀은 트랜스페린수용체(TfR)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권해순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의 전임상, 글로벌 임상 1상 데이터를 통해 TfR 기반의 BBB 셔틀 대비 IGF1R 기반 그랩바디B의 우수성을 증명해왔다”고 말했다. ALB301은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로, 2022년 1월 사노피에 모두 10억6000만달러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