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가 압구정 4구역에 매달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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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리즘
2구역은 삼성·현대 경쟁 예고
3구역은 '압구정 현대' 이미지
"될만한 곳에 선택과 집중해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에 건설사의 관심이 뜨겁다. 압구정 6개 구역 중 1·6구역을 제외한 4개 구역이 2구역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4구역 수주를 두고 대형사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내로라하는 건설사는 모두 압구정 재건축 수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오는 6월 시공사 입찰 제안서를 받는 2구역에는 시공능력평가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은 “2구역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DL이앤씨는 4구역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은 “압구정지구에서 중점 사업지를 선별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통 부촌, 한강변, 강남 재건축의 핵심으로 꼽히는 압구정에 관심이 없는 건설사는 없을 것”이라며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이라면 모두 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2구역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맞붙을 가능성이 있어 나머지 건설사는 피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은 2023년 12월 꾸린 태스크포스(TF)팀을 최근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격상했다. 2구역 안의 아파트를 사무실로 사용하며 조합원을 응대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정비사업팀 1군을 강남사업소로 집결했다. 2구역과 4구역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구역 수주는 현대건설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구현대1~7차, 현대10·13·14차 등 소위 ‘압구정 현대’의 본거지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압구정 현대’ 상표권 등록을 출원했다.
4구역은 한양3·4·6차와 현대8차가 섞여 있어 상대적으로 ‘현대’ 이미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구역 시공사 선정에 전략적으로 참여할지 고민하는 건설사가 많은 이유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4구역은 2000가구 미만으로 적어 단일 시공에 부담이 크지 않다”며 “가능성 있는 곳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