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 붓글씨, 한용운의 詩…경매로 나온다

서울옥션, 광복 80주년 맞아
독립운동가 유품 등 내놔

케이옥션은 23일부터 경매
김환기 '무제' 등 출품
안중근 '녹죽'. /서울옥션 제공
안중근 '녹죽'. /서울옥션 제공
만해 한용운의 대작 병풍과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사진)’ 등 독립운동과 관련된 작품들이 4월 경매에 대거 나온다.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미술시장에서도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된 유물이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서울옥션은 오는 22일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83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132점(약 110억원 규모)이 나오는 이번 경매의 대표작은 만해가 10폭 병풍에 시를 쓴 ‘심우송’이다. 불교 수행 과정을 소재로 삼아 독립에 대한 열망을 담은 이 시에는 만해 특유의 개성 넘치는 필치가 잘 드러나 있다. 추정가는 15억원 이상이다.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되는 안 의사의 유묵 녹죽(추정가 3억~6억원)도 주목할 만하다. 녹죽은 푸른 대나무라는 뜻으로, 안 의사의 지조와 절개가 글씨에 녹아 있다. 저항시인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000만~2000만원)도 출품됐다.
한용운 '심우송'. /서울옥션 제공
한용운 '심우송'. /서울옥션 제공
좀처럼 경매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일제강점기와 관련된 기록들도 나온다. ‘조일수호조규 관련 외교문서 일괄’(5000만~1억원)은 일제와 맺은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 체결 과정을 담은 문서들이다.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전범재판) 속기록 349권 일괄’은 일제 패망 이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전범재판 내용을 담은 속기록이다. 미술품 중에서는 박수근의 1963년작 ‘목련’,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트 네츠’, 인기 작가 이배의 회화 ‘불로부터’ 등 굵직한 몇 작품이 나온다.

경쟁사인 케이옥션은 오는 23일 경매를 연다. 서울옥션과 대조적으로 미술품에 집중했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작품은 110점(약 104억원 규모). 일본 작가 로카쿠 아야코의 ‘무제’(2억2500만~6억원), 김종학의 ‘벚꽃’(3000만~6000만원) 등 봄과 잘 어울리는 화사한 작품들이 눈길을 잡아끈다.
아야코 록카쿠 '무제'. /케이옥션 제공
아야코 록카쿠 '무제'. /케이옥션 제공
김종학 '벚꽃'. /케이옥션 제공
김환기의 ‘무제’(6억~9억원),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4억9000만~6억5000만원), 하종현의 ‘접합 18-23’(3억3000만~6억9000만원) 등도 만나볼 수 있다. 경매에 나오는 작품들은 경매가 열리는 당일까지 각사 전시장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