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反尹'…진보 '非明', '제3지대 빅텐트' 급부상

유승민, 탈당 후 출마 결심
김부겸 등과 연대 가능성 제기
김두관·이낙연·이준석 합류 거론
유승민
유승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에서 중도 성향 후보가 속속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들이 연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非)이재명’과 ‘반(反)윤석열’을 기치로 이른바 ‘중도 제3지대 빅텐트’가 구성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를 통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독주 체제로 흘러가는 대선 판을 흔들어볼 수 있다는 취지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측근과 회동하고 이번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일단 국민의힘을 떠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대선 출마 방식으로 무소속 단독 출마와 제3지대 형성 등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 당의 경선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김부겸
김부겸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민주당 경선 불참을 선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과 연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전직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김 전 총리와 유 전 의원처럼 온건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유력 정치인끼리 연대할 수도 있다”며 “비명(비이재명)과 반윤(반윤석열) 세력이 똘똘 뭉치면 충분히 판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와 유 전 의원은 1958년 1월생으로 동년배이고 경북고 1년 선후배 사이(김 전 총리가 1년 선배)다. 서울대 입학 동기이며 50년간 친분을 유지할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10년 전 김 전 총리가 대구 총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유 전 의원과 중도개혁 신당 창당설이 나올 정도였다. 다만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아직 유 전 의원과 연락을 따로 주고받은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경선에 불참하기로 한 김두관 전 의원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등도 연대 대상으로 거론된다. 대선 막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까지 합세하면 유의미한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2004년 당시 유승민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며, 이 의원 부친과 유 전 의원은 경북고 동기다.

한편 민주당 경선 방식에 반발하던 김동연 경기지사는 “밭을 탓하지 않는 농부의 심정으로 경선에 임하겠다”며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