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카드에 학력·출신지 삭제…정진완 '성과중심 문화' 속도

우리은행, 계파 척결 가속페달

자격증 따면 최대 90만원 포상
정진완 우리은행장(사진)이 조직문화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원 인사 기록에 업무 능력과 무관한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정보를 모두 삭제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자기계발에 나선 직원에 대한 포상은 강화했다. 성과 중심 인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다.

14일 우리은행은 정 행장의 인사 철학에 따라 인사카드에서 학력과 병역, 출신 지역 등 업무 능력과 연관성이 없는 정보를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인사카드는 직원 인사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로, 업무 능력과 자격증 같은 정보 외에도 학력처럼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는 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지난 1월에는 인사카드에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구분을 삭제하기도 했다.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통합해 우리은행이 출범한 이후에도 임원 사이에선 출신별 계파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인사 자료에서 출신 은행 구분을 없앤 데 이어 이번에 학력과 병역, 출신 지역까지 삭제해 철저히 실력과 성과를 중심으로 인사를 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편견을 불러오는 정보를 없앤 대신 자기계발에 따른 보상은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자기계발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자격증을 새로 취득하거나 사내 직무역량평가 성적 등이 우수한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90만원 포상과 함께 인사상 특별 대우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정 행장은 성과 중심 인사평가로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도 우리은행 구성원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행장 지시로 지난달 시작된 기수별 연수 프로그램이 대표적 사례다. 2002~2014년 입사 직원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연수 프로그램은 전국 각지로 흩어진 동기들이 10~20년 만에 다시 연수원에 모여 1박 2일로 회사가 마련한 일정을 소화하는 행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처음 은행에 입사했을 때 초심을 되찾자는 취지로 이뤄진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동기들이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친목과 유대감을 강화하는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