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인간의 모순과 위선 속…'구원'을 써내려간 작가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플래너리 오코너
플래너리 오코너(1925~1964·사진)는 20세기 미국 소설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도발적이며 강력한 목소리를 낸 작가 중 한 명이다. 특히 단편 작품들이 높은 평가를 받아 미국을 비롯한 각국 대학의 영문학 커리큘럼에서 다뤄지고 있다.

오코너는 스물다섯 살 때 루푸스병이 발병해 자신이 얼마 못 살 것임을 알았지만 이후 12년 동안 장편소설 2편과 단편소설 32편을 쓰며 미국 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자신의 특수한 정체성을 작품에 녹여냈고, 예술과 종교를 연결하는 대담한 시도를 했다.

가톨릭 작가로 한정되길 거부하며 자신의 종교적 비전과 믿음을 인류 전체의 메시지로 승화했다. 인간 실존의 모순과 부조리, 허위와 위선을 해학적 언어로 그려내 극적인 재미를 선사했을 뿐 아니라 등장인물과 독자에게 강렬한 구원의 순간을 체험하게 했다.

첫 장편소설 <현명한 피>는 ‘남부 고딕’ 장르를 정의하는 미국 소설 중 하나다. <플래너리 오코너: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 외 30편> 등이 국내 출간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