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銀 동남아점포, 부실 대출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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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서 2년새 4배 급증동남아시아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동남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14일 하나금융연구소의 ‘동남아 주요국 은행의 부실채권(NPL)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 해외 점포의 총자산은 2023년 말 기준 555억달러(약 78조6490억원)로 집계됐다. 전체 국내 은행 해외 점포 총자산의 26.4% 수준이다.
국내 은행들은 일찌감치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냈다. 동남아 금융시장의 잠재력이 큰 데다 국내 기업이 다수 진출한 만큼 관련 금융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국내 은행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에 세운 해외 점포는 지난해 9월 기준 각각 21개, 11개, 9개에 달한다.
문제는 동남아 점포의 자산 건전성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동남아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소매·숙박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의 부실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는 2021년 9000만달러(약 1275억원)에서 2023년 3억7200만달러(약 5273억원)로 급증했다. 베트남의 부실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2400만달러(약 340억원)에서 6300만달러(약 893억원)로 뛰었다. 인도네시아는 12억100만달러(약 1조7052억원)에 달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